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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정부 '물백신' 지적 인정…구제역 백신 바꾼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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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O) 마니사에 오(O) 3039 추가한 신규백신 320만두 분량 3월 중순부터 수입

뉴스1

전북 정읍시 태인면의 한 농가에서 수의사가 구제역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 News1


(세종=뉴스1) 이은지 기자 = 정부가 3월 중순부터 오 3039(O 3039) 백신주(항원)가 추가된 새로운 구제역 백신을 공급한다. 양돈업계에서 꾸준히 제기했던 '물백신' 지적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이천일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5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현행 백신의 효능 보완을 위해 기존 오 마니사(O manisa) 백신주에 오 3039 백신주를 추가한 O형 단가백신을 3월 중순부터 구제역 발생지역에서 사육중인 돼지에 우선 접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월 한달간 수입될 신규 백신 물량은 320만두 분량이다. 구제역 비발생지역인 전남, 전북, 경남은에서는기존 백신을 접종한다.

2012년 1월부터 지금까지 접종해오고 있는 백신은 오 마니사, 에이(A), 아시아 1(Asia 1) 등 3개의 백신주를 섞은 고역가 백신이다. 양돈업계에서는 이 백신의 항체형성율이 50%에 불과해 백신 접종을 해도 구제역을 피할 수 없다고 불만을 제기해왔다.

항체형성율은 백신 접종 이후 돼지 몸에 구제역 바이러스를 방어할 면역체가 형성되는 비율로, 항체형성율이 50%라는 것은 돼지 2마리 중 1마리만 면역체가 형성된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정부는 백신주의 양이 많은 고역가 백신을 사용하고 있어 국내 유행하는 구제역 바이러스를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지난 2월26일 메리알사가 국내 사용중인 구제역 바이러스와 백신주의 면역학적 상관성이 낮다는 결과를 통보해오면서 물백신 논란은 더욱 커졌다.

메리알사 실험결과 구제역 바이러스와 백신주의 면역학적 상관관계를 뜻하는 'r1' 값이 오 마니사 백신주 하나를 썼을 때 0.29~0.5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에 가까울수록 방어력이 높으며, 일반적 기준치는 0.3이다. 오 마니사 백신주는 기준치보다 못한 방어력을 보일 때도 있었다는 의미다.

반면 오 마니사와 오 3039를 혼합한 백신의 r1값을 실험한 결과 오 3039 백신주는 0.36~0.81로 비교적 높게 나왔다. 농식품부는 이 조사결과를 통보 받고서야 오 3039 백신주가 추가된 신규 백신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표하고 나서 늑장대응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이 국장은 "오 3039 백신주가 국내 구제역 바이러스 방어력이 더 높다는 양돈업계의 요구는 있었지만 아무런 실험없이 백신을 교체할 수 없었다"며 "다행히 지난 2월26일 기존 백신에 오 3039를 추가한 백신 58만두분을 수입해 간이실험한 결과 기존 백신보다는 방어력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고 3월부터 백신을 교체하기로 결정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정부는 물백신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2월26일 기존 백신(오 마니사, 에이, 아시아 1를 섞은 3가 혼합백신)에 오 3039를 추가한 백신을 수입해 돼지에 우선 접종해왔다. 간이실험결과 오 3039의 효과가 입증됐고, 정부는 백신 가격을 고려해 오 마니사에 오 3039를 추가한 백신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이 국장은 "백신주를 4개 섞으면 그만큼 단가가 올라간다"며 "국내에는 A형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에이, 아시아1 백신주를 빼고 0형인 오 3039 백신주를 추가하는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기존 백신은 1개당 2000원 정도였으며, 신규 백신은 이보다 300~400원 저렴할 것으로 전망된다.

l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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