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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가계소비 냉각·소비심리 '꽁꽁'…안먹고 안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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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산한 서울시내 A백화점 행사장 내부.


디플레이션 우려 속 가계소비 냉기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매출 회복 어렵다"
설 특수 없어…회복징후가 보이지 않는다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나주석 기자]경기 침체와 물가하락이 동시에 일어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가계소비도 얼어붙었다. 정부의 민간소비 증대 대책과 유가 하락도 실질임금 정체와 가계부채에 가로막혀 소비심리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5일 국회예산정책처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경제동향&이슈'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소비촉진정책에도 불구하고 가계소비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이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비해 가계소비증가율이 1%포인트 이상 못 미쳤던 기간은 카드사태(3.9%포인트 차이)와 글로벌 금융위기(1.8%포인트 차이), 2010년 2분기부터 현재까지 단 3번뿐이다. 2010년 2분기 이후 지난해말까지 우리나라 GDP는 평균 3.6% 성장했지만 가계소비증가율은 2%에 그쳐, 평균 1.6%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실제 매출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의 지난 1~2월 성적은 회복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백화점의 1~2월 합산 기존점 매출 신장률은 -1%로 추정된다. 3월 큰 폭의 매출 회복이 없을 경우, 백화점 부문의 실적은 1분기에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할인점의 1~2월 합산 기존점 매출 신장률은 0.5%로 추정된다. 다만, 정부의 할인점 규제가 시작된 지 3년만인 올해 대형할인점 매출과 이익이 정상화 될 것으로 미래에셋증권은 예상했다. 대형마트의 기존점 매출 신장률은 2015년 +1%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HN투자증권 분석 결과 백화점은 1월 전년동기에 비해 -7.1%로 5개월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1월 경우 설 시점 차이 영향이 있었지만, 중간소비층의 이탈, 유통환경 변화에 대한 취약한 대응 등 백화점 채널의 경쟁력 약화가 지속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마트 역시 전년 같은기간보다 -12.6%를 나타냈다. 설 시점 차이로 인한 음식료 판매 감소, 내방고객 감소로 여타 품목 판매도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정처는 구조적인 소비부진 원인이 작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부진의 원인으로 고용안정성이 저하되고, 고령자와 자영업자의 소득이 불안정해졌으며 퇴직을 앞둔 베이비붐 세대가 노후를 불안해하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불안정성이 강화되면서 가계주체들이 소비를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1~3분기) 실질임금상승률이 현저히 낮은 것도 내수침체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질임금상승률은 2012년 3.1%, 2013년에는 2.5%였던데 반해 지난해에는 0.7%에 낮아졌다. 가계대출 상환 등으로 인해 소비여력이 줄어든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가계부채가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1089조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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