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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DNA가 이어준 혈육…16년만의 눈물의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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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춘천=뉴시스】박혜미 기자 = 5살의 어린 나이에 어머니와 헤어져 보호시설에서 자란 이모(21)군이 경찰의 유전자(DNA) 채취를 통해 인천에 거주하던 어머니 방모(51·여)를 찾아 16년만에 모자(母子)가 눈물의 상봉을 했다.

아들 둘을 키우던 방씨는 지난 1999년 어려운 형편 때문에 지인에게 아이들을 맡겼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두 아들이 각각 다른 곳으로 보내져 방씨는 아이들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방씨는 형편이 나아지지 않아 한동안 아이들을 찾을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99년 2월25일 어머니와 떨어진 채 춘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울던 큰아들 이군은 터미널 관리소장에게 발견돼 경찰에 인계됐고 춘천시의 한 보호시설에서 자랐다.

방씨는 지난 2013년 5월 두 아들을 찾기 위해 실종신고를 했고 지난해 12월 또 다시 실종신고를 하면서 경찰에 유전자(DNA) 자료를 등록했다.

춘천경찰서는 지난 2004년에 보육기관 아동들을 대상으로 DNA 자료를 채취했고 이를 대조하는 과정에서 이군이 춘천의 보육시설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지난 1월 춘천경찰서에서는 이군의 유전자 자료를 재차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다. 국과수 검사 결과 인천삼산경찰서에서 유전자를 채취한 방씨와 친자관계로 확인됐다.

이들 모자는 16년만인 4일 오후 4시께 춘천경찰서 소회의실에서 16년만에 눈물의 상봉을 했다.

아들을 만난 심경을 묻는 질문에 방씨는 기쁜 마음과 함께 16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서먹함도 있다고 밝혔다.

방씨는 "항상 명절이나 가족을 찾는 방송을 보면서 아들을 많이 그리워했다"며 "앞으로 함께 살아가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차차 생각해서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군은 "어머니를 만나니 눈물만 난다"며 "인천에서 어머니와 함께 있다가 '몇 살이냐, 이름이 뭐냐'고 묻던 아주머니를 엄마인 줄 착각해 버스를 타고 따라와 춘천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너무 어린 나이에 가족과 헤어지게 된 탓에 이 군은 이날 어머니를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정확한 이름과 나이를 알게 됐다.

1994년에 태어난 이군은 지금까지 자신이 1995년에 태어난 것으로 알고 살아왔고 동생이 있었다는 사실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군은 이달 부사관 시험을 보고 합격여부에 따라 5월에 입대할 예정이다.

한편 큰아들 이군을 찾는 과정에서 방씨의 작은아들의 소재도 파악됐다. 작은아들 이모(17)군은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5일 방씨와 만나게 될 예정이다.

fly12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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