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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미국, 유가급락에도 개인소비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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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69% 점하는 개인소비 두달째 하락…"경제 불확실성 때문"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미국 내에서는 뜻하지 않게 발생한 소비여력으로 '개인소비'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라는 낙관론까지 퍼졌다. 미국 국내총생산에서 개인의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68.5%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상은 빗나갔다. 미국의 소비지출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이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1월 가계 소비지출이 한 달 전보다 0.2% 줄었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0.1% 줄어들 것으로 본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감소 폭이 컸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0.3% 줄고 나서 두 달 내리 감소세다.

미국인 전체가 하루 소비하는 휘발유 값은 무려 10억 달러(1조1천억 원)에 달한다.

가구당 연간 평균 기름 소비량은 1천200갤런(4천542리터)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는 유가하락으로 무려 760억 달러(83조4천328억 원)의 소비여력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미국의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유가하락에 따라 발생한 소비 여력으로 무려 0.5%포인트가량 올라간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게다가 올해에는 개인소비가 700억 달러(76조8천460억 원)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는 가구당 1천100∼1천200달러(121만∼132만 원) 정도의 추가 소비여력을 낳는 것이다.

그런데 낙관적 전망과 달리 개인소비가 늘어나지 않은 것은 미국 경제를 바라보는 개인들의 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는 올해 1월 들어 개인들의 임금까지 불어났지만, 소비가 늘어나지 않은 것은 얼어붙은 심리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미국의 저축률은 최근 2년 새 가장 높은 5.5% 수준까지 올랐다. 개인들이 불투명한 미래를 우려해 소비보다는 저축에 눈을 돌린 것이다.

이를 두고 2가지 분석이 나온다. 하나는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이미 시중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개인들이 은행을 찾게 됐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소비 여력이 생긴 개인들의 소비 대상이 생활용품, 의류, 자동차 등에서 여행, 건강, 식음료 등 서비스 분야로 옮겨갔다는 관측이다. 다만, 서비스 분야 지출이 늘었는지는 3월 이후 관련 통계가 나와봐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유가 하락으로 발생한 소비여력 덕분에 평소에는 기름값 부담으로 구매를 꺼렸던 소형트럭과 스포츠실용차량(SUV)의 판매가 늘었다.

이들 차종의 판매 비중은 지난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56%를 점했다. 이는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가 하락 덕분으로 풀이됐다.

gija0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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