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체육교사 꿈꾸던 大學 선후배, 봅슬레이 세계선수권 첫 메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원윤종·서영우 2인승 5위… 빠른 스타트로 기록 단축

FIBT(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세계선수권은 한국 선수들에게 '높은 벽'이었다. 역대 최고 성적도 17위(2012년 대회 남자 봅슬레이 4인승)였다. 입상은커녕 결선 레이스(4차 레이스) 출전도 버거웠다.

원윤종(30)과 서영우(24·이상 경기도연맹)가 '높은 벽'을 깨고 한국 봅슬레이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대회 시상대 위에 섰다. 원윤종-서영우 콤비는 1일 밤(한국 시각)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막을 내린 대회 남자 봅슬레이 2인승에서 1·2·3·4차 레이스 합계 5위(3분44초69)를 했다. FIBT 주관 대회에서는 6위까지 메달을 받는다. 1위는 독일 A팀(3분43초30)이 차지했다.

FIBT는 원윤종-서영우가 지난 27일 열린 1·2차 레이스에서 중간 순위 4위를 기록하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원윤종팀이 예상치 않게(unexpectedly) 선두권을 바짝 추격했다'며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최종 순위에서는 2014 소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스티븐 홀콤이 파일럿을 맡은 미국 A팀(17위·3분46초34)도 제쳤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17개국 33개 팀이 출전했다.

원윤종과 서영우는 성결대 체육교육과 선후배 출신이다. 체육 교사를 꿈꾸던 이들은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강광배 한국체대 교수가 이끈 남자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이 올림픽 썰매 역대 최고 성적(19위)을 내는 모습을 보고 같은 해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 도전했다고 한다. 선발전을 통과한 원윤종과 서영우는 생애 첫 태극 마크를 달았다.

원윤종과 서영우는 각각 파일럿과 브레이크맨으로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춘 지난 시즌에 미국이 아닌 국가 팀으로는 처음으로 아메리카컵 종합 우승을 했다. 올 시즌에는 6번 출전한 월드컵에서 두 차례 입상했고,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톱 10'에 들었다.

어느덧 세계 정상권 수준에 오른 비결은 빼어난 스타트와 섬세한 경기 운영 능력에 있다. 고등학교 때까지 단거리 육상 선수였던 서영우는 썰매를 빨리 밀기 위해 틈만 나면 역기를 들고 근력을 키웠다. 썰매를 조종하는 원윤종은 자기 전에도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면서 실력을 갈고닦았다.

특히 올 시즌 대표팀에 새로 합류한 외국인 3명도 큰 힘이 됐다. 데니스 맬컴 로이드(영국) 코치는 6개국을 거치며 지도자 경력만 올해로 31년이 된 베테랑이다. 외국인 장비 전문가 2명은 경기 때마다 썰매 날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면서 기록 단축에 힘을 보탰다. 이용 봅슬레이 대표팀 감독은 "무엇보다 선수들의 굳은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기대 이상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오유교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