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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월 한국영화 관객 실종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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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합쳐 746만명… 5년 사이 최악

지난달 한국 영화가 최근 5년 사이 2월 성적으로 최악을 기록했다.

'조선명탐정2' '쎄시봉' 등 4편을 합쳐 746만명. 박스오피스 톱10에 담긴 2월 한국 영화 성적표는 초라하다. 2011년(6편 837만명), 2012년(6편 964만명), 2013년(7편 1789만명), 2014년(7편 892만명)에 비해 영화 편수도, 관객 수도 바닥이다. '국제시장' '오늘의 연애' 등 6편이 1323만명을 모은 1월과 비교하면 낙폭은 더 까마득하다〈그래픽〉.

막강한 외화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서 2월 톱10을 보면 '킹스맨'(314만명) '빅 히어로'(129만명) '이미테이션 게임'(113만명) 등 외화 6편이 656만명을 모았다. '킹스맨'이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300만 관객을 돌파하긴 했지만 절대 강자는 아니었다.

5일간의 설 연휴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가 부진했던 이유는 뭘까? 관객이 갈아탈 만한 한국 영화가 없었다는 게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1월 '변호인'에서 2월 '수상한 그녀'로 흥행의 축이 이동했다. 하지만 올해는 '강남 1970' '허삼관' '쎄시봉'이 줄줄이 기대에 못 미쳤다. '조선명탐정2'가 '킹스맨'에 밀리는 것도 특이 현상이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명량' '국제시장' '변호인' '수상한 그녀' 등 최근에 흥행한 한국 영화는 10대부터 60대까지 여러 세대가 같이 볼 수 있는 작품들"이라며 "시장의 외연은 커졌지만 역설적으로 성공 기회는 더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범위를 넓히면 2월 한국 영화 관객은 2006년 이후 가장 적었다. 영화 분석가 김형호씨는 "1000만 영화 두 편('인터스텔라' '국제시장')이 나온 지난 12~1월 관객은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며 "그 영향으로 2월 관객이 줄었고 설 연휴가 길어 영화의 경쟁 상대인 여행이 호황을 누렸다"고 설명했다. 시장 축소라고 보기엔 이르고 올해 한국 영화 개봉작이 약세라는 것이다.

3월에 한국 영화는 조선 개국 초기를 배경으로 권력 다툼을 그린 신하균·장혁 주연의 '순수의 시대', 욕의 고수들이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담은 코미디 '헬머니' 등이 개봉한다.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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