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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종양 앓는 제 딸, 스모그 탓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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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CCTV 유명 앵커 출신 차이징

중국 곳곳 돌며 만든 다큐 인기

“베이징 스모그 최악일때 임신”


‘어머니의 이름으로….’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전직 유명 여성 앵커가 직접 스모그의 폐해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태어날 때부터 종양을 앓고 있는 자신의 딸을 위해서다. 그는 딸의 선천적인 종양이 중국의 심각한 스모그 탓이라고 믿고 있다.

유명 앵커 차이징(39)은 지난해 를 사직한 뒤 1년 동안 스모그가 심한 베이징과 허베이, 산시성 등 중국 각지와 영국, 미국을 넘나들며 스모그의 위험성을 추적한 ‘돔 천장 아래서-차이징의 스모그 조사’라는 다큐멘터리를 지난 28일 발표했다. ‘스모그란 무엇인가’ ‘스모그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 세 부분으로 나뉜 103분짜리 기록물에서 차이징은 “딸의 눈으로 스모그 문제를 짚어보려 했다”고 말했다. 차이징은 이 다큐멘터리 제작에 100만위안(1억8천만원)의 자비를 들였다. 화면 속에는 “파란 하늘이나 흰 구름을 본 적이 없다. 밤하늘의 별도 제대로 본적이 없다”는 산시성의 6살배기 어린 소녀와의 대화도 담겨 있다. 중국에서 매년 스모그 탓에 50만명이 조기 사망하는 현실, 지난 30년 동안 중국의 폐암 사망률이 465%나 치솟았다는 사실도 담겨 있다. 차이징은 “중국 최대 에너지 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가 환경 보호 장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거대 국유기업들을 비판했다.

차이징은 를 대표하는 여성 앵커였다. 2003년 중국에서 창궐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에 관한 심층 보도와 2008년 원촨 대지진 취재로 명성을 얻었다. 2013년엔 자신의 취재 경험을 엮은 저서 <칸젠>(看見)이 100만부 이상이 팔리며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2013년 10월 미국에서 딸을 출산한 탓에 ‘원정출산자’라는 거센 비판을 받고 회사를 그만뒀다. 딸은 태어나면서부터 악성 종양을 앓아 출생과 동시에 대수술을 해야했다. 차이징은 “베이징의 스모그가 최악일 당시 딸을 임신했다. 딸이 스모그 때문에 종양에 걸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명보>는 “차이징의 다큐가 공개된 지 하루도 안돼 인터넷에서 3500만번의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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