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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프로야구> "이런 공 몇 년 만에 처음이야" 활기 넘친 한화 불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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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야간 훈련, 그라운드에 나선 '야신' (야에세<일본 오키나와현>=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왼쪽)이 27일 저녁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현 야에세 고친다구장에서 야간 훈련에 나선 선수들에게 운동장을 돌 것을 지시한 뒤 뛰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15.2.27 hihong@yna.co.kr


(야에세<일본 오키나와현>=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와, 이런 공은 몇 년 만에 처음 던져본 것 같아요."

베테랑 투수 배영수(34·한화 이글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한화의 자체 훈련이 진행된 28일 일본 오키나와현 야에세 고친다구장의 불펜은 아침부터 활기가 넘쳤다.

캠프 막바지 투수 조련에 열을 올리고 있는 김성근(73) 감독은 이날 날씨가 좋지 않자 비가 올 것을 우려해 아침부터 불펜에 투수들을 소집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한 배영수와 송은범(30)을 필두로 최고참 임경완(40)과 박정진(39), 영건 유창식(23) 등 주축이라 할 만한 투수들이 대거 불펜으로 향했다.

공을 던질 자리가 다섯 곳밖에 없는 터라 선수들은 몸을 풀고도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약 2시간에 걸쳐 불펜 투구가 진행되는 동안 김 감독은 니시모토 다카시 투수코치 등과 함께 선수 개개인에게 다가가 거듭 투구자세 교정을 지시하며 지도에 몰두했다.

온 힘을 다해 공을 던지는 투수들의 신음과 힘을 북돋워주려는 조인성(40) 등 포수들의 함성까지 뒤섞여 아침부터 한화 불펜은 상당한 열기를 뿜어냈다.

김 감독의 집중 지도에 한화 투수들은 용기를 얻은 기색이 역력했다.

투구를 마친 배영수는 "마지막에 던진 몇 개의 공은 정말 좋았다"면서 "이런 공은 몇 년 만에 처음 던져본 것 같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여러 차례 김 감독과 상의하며 투구 자세를 교정한 배영수는 "감독님 지도로 팔꿈치를 몸에 더 붙이면서 던지니 공이 좋아졌다"며 해답을 찾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배영수는 매일 이런 지도를 받지 못하는 데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언더핸드 기대주인 정대훈(30)도 "나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은데 니시모토 코치님께서 좋아졌다고 계속 말씀해 주신다"고 웃었다.

이날 가장 늦게까지 불펜 투구를 이어간 송은범은 마지막 공이 마음에 들지 않자 먼저 "다섯 개 더!"를 외치며 특유의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176개의 공을 던진 송은범은 "니시모토 코치님의 지시에 따라 '슈트(역회전 공·일본에서는 투심을 지칭하기도 함)'를 중심으로 던지며 체인지업도 시험해 보고 있다"며 "슈트는 직구와 큰 차이가 없다고 느끼는데 한 번은 크게 휘는 것이 보이더라"고 말했다.

전날 선수단의 훈련을 지켜보며 "긍정적인 것이 없다"고 고개를 가로젓기만 하던 김 감독도 이날 불펜에서 활기를 느끼고는 슬며시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김 감독은 "배영수가 나중에 괜찮은 공을 던졌다"면서도 선수들이 만족감을 표현하더라는 전언에는 "입만 살아서…"라고 너털웃음을 짓고는 불펜을 빠져나갔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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