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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그 후] 지켜보기도 힘들던 김현중 부모 100분 인터뷰(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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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일은 가족끼리' 김현중 부모가 26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최 씨에게 가족의 일은 가족 안에서 해결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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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게임' 이제 그만…지켜보기도 힘들었던 100분

"그 아이의 주장에 반박할 뜻이 없습니다. 사실을 다 밝히자고 한다면 편집된 게 아닌 우리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전부를 공개하면 그뿐입니다. 저희가 바라는 건 한 가지, 뱃속 아이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겁니다."

26일 오후 6시 50분 <더팩트> 회의실에서 김현중 부모와 만났다. 약속 시간 보다 10분 일찍 도착한 김 씨 부부는 말없이 고개만 숙이고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한류스타 부모라기보다는 일반 거리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어르신 정도의 인상인데, 무척 지치고 피곤해 보였다. "마실 거 필요하시냐"고 물으니 "물이면 됩니다. 감사합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텅 빈 책상에 노트북과 물 세잔을 놓고 인터뷰가 시작됐다.

어렵게 성사된 만남이었다. 지난 25일 김현중의 전 여자 친구 최 모 씨가 인터넷 연예매체 디스패치와 한 인터뷰가 세상에 공개됐다. 아이의 아빠인 김현중은 인정하는데 김현중 아버지의 입장이 다르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 씨는 인터뷰에서 김현중의 아버지가 특정 병원을 고집했으며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풍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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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중은 지난해 전 여자 친구 최 씨를 폭행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후 두 사람은 재결합과 이별 등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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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용을 종합해 보면 김현중과 폭행 사건에 휘말렸던 가련한 여자가 아이까지 가졌다. 그런데 상대방 부모는 책임은 커녕 아이를 원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를 풍겼단다. 답은 불 보듯 뻔한 것 같았다. 누가 봐도 혼전 임신한 여자가 약자 아닌가. 기자도 같은 여자로서 화가 났다.

하지만 순식간에 여론이 최 씨 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걸 보자 궁금해졌다. 최 씨와 병원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던 김현중의 아버지에게도 할 말이 있지 않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 망설여졌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기에 어느 한쪽의 이야기만 공개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인 일일수록 아는 사람만 알게 마련이고,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사실이 왜곡되기도 쉬우니까.

수차례 설득한 끝에 어렵게 김현중 아버지의 마음을 돌렸다. 그는 "내 편에서 써 줄 필요 없다. 그냥 있는 내용만 말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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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만 써주세요.' 김현중 부모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편들기'는 필요 없다고 밝혔다. /문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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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게 시작된 인터뷰는 시간이 흐를수록 힘들어졌다. 김현중 부모는 "있는 그대로 밝혀 달라"고 했지만 있는 그대로 밝히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그리고 앞으로도 세상에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두 사람과 양쪽 가족들의 '개인적인' 이야기였다.

"지금 현중이 개인에게 지킬 게 뭐가 남아 있겠습니까. 일일이 그 아이의 주장에 반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희에게 중요한 건 진실을 밝히는 게 아니라 아이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거니까요. 그런데 그 아이의 법률 대리인이 방송에 나와서 하는 말을 듣는데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한 사람이 순식간에 '죽일놈'이 되더군요. 기자님께 묻고 싶어요. 이 일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하고 풀어갈 일입니까?"

결국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가슴을 치며 우는 소리가 인터뷰실에 크게 울려 퍼졌다. 목 디스크 수술을 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았다는 김현중 어머니는 목에 깁스를 한 상태였다. 이쯤 되니 정말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도, 핏줄을 확인하고 싶다는 절절한 외침도 그만 듣고 싶었다. 김현중은 대중 앞에 서는 연예인일 뿐 공인이라고 보기도 어정쩡하지 않은가. 누군가에게 대수롭지 않은 '가십'으로 취급되는 이야기가 누군가를 처참하게 무너뜨리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힘들었다.

"아기가 있는데 부수적인 이야기가 뭐가 필요합니까. 아무 소용 없습니다. 저희는 아기에 대한 것만 해결되길 바라고 있어요. 이건 언론도 국민도 판사도 그 누구도 해결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 핏줄이고 최 씨 자신의 핏줄이잖아요. 본인이 마음이 속상해서 이런 저런 사생활을 다 폭로하겠다고 하면 그건 어쩔 수 없죠. 저희가 막을 길이 없어요. 다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고생시키지 말고 직접 이야기하자는 거예요. 이번 기사가 나가면 직접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마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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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중 어머니는 인터뷰를 하다 눈물을 보였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연신 '답답하다'고 말했다. /문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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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내에서 풀어야 할 지극히 개인적인 일들이 세상에 터져나왔고 많은 이들이 펼쳐진 증거를 바탕으로 여러 추측을 내놓고 있다. <더팩트>와 김현중 부모의 단독 인터뷰가 공개된 후 최 씨 법률대리인 썬앤파트너스 선종문 변호사는 <스타뉴스>에 "의뢰인의 사생활 때문에 밝힐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양측이 만나서 대화로 풀어야 한다. 진심을 담은 대화가 필요한 때다"고 입장을 밝혔다.

적어도 기자가 보기에 진심어린 대화를 원하는 건 김현중 부모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더 이상 내가 맞느니 네가 맞느니 대중에게 외칠 필요는 없는 게 아닐까. 김현중 아버지의 말대로 이번 일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건 뱃속의 아이이고,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생명에게 엄마와 아빠가 모두 고통받는 이런 상황은 너무 가혹하다.

김현중과 최 씨는 지난해 8월 폭행 사건 이후 연말까지 화해~만남~재결합~이별 등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지난달 3일, 최 씨가 임신 5주 차에 접어들며 사건은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됐다. 최 씨는 김현중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김현중 측은 태아의 건강만 확인하게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지극히 민감한 문제인 만큼 직접 만나서 소통을 해도 어려운 부분인데, 지금처럼 주위를 통한 방법은 오해를 더 낳게 하고 문제를 더 꼬이게 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건 서로가 직접 만나 진심을 나누고 소통하는 일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만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충분히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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