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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리뷰] 가격대비 성능의 교과서 - 티피오스 바게트 이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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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이문규 기자] 우리 같은 리뷰어들이 제품을 평가할때 흔히 하는 말이 가격대비 성능(이하 가성비)이 우수하다라는 것이다. 말 그대로 지불하는 비용에 대비해 품질이나 성능이 우수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기준이 애매할 때가 왕왕 있다. 특정 가격대에 따른 표준 품질이나 성능 수준, 구매자의 경제력 등을 콕 집어 평가하기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수준이 특히 눈으로 단박에 측정할 수 없는 제품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음향기기, 그 중 이어폰이 그렇다.

돈 백만 원에 달하는 유명 이어폰을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구매할 수 있는 이들에게는 그것이 최고의 가성비를 보이는 제품이다. 하지만 우리같은 서민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다. 국내 중견업체인 티피오스가 자체 개발/생산한 '바케트' 이어폰은 (100원 빠지는) 3만 원대 제품으로, 유사 가격대의 제품과 비교해 가성비에 있어서는 나무랄 데 없는 보급형 이어폰이다. 참고로 티피오스 허훈 대표가 한 인터뷰를 통해 '20년 제조 역량을 쏟아 부는 이어폰'이라 자신한 제품이기도 하다(티피오스 전 제품은 오로지 국내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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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은 검정과 빨강으로 나뉘는데, 아무래도 빨강색이 좀더 개성 있고 도드라져 보인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이 케이블인데, 케이블 전체가 마치 꽈배기처럼 둘둘 꼬여있다. 제조사에 따르면, 3개의 케이블을 꼬아 겉면을 TPE 코팅으로 처리해 줄꼬임을 줄이고 내구성을 강화했다. (참고: TPE - 플라스틱과 고무의 성질을 지니며, 고무보다 단단하고 플라스틱보다 부드러움. 아이가 깨물어도 안전한 친환경 소재)

그 때문인지, 가방이나 주머니 등에 대충 둘둘 말아 넣어 다녀도 줄꼬임은 그리 심하지 않다. 내구성은 확실히 강해 보인다. 케이블을 만져보면 TPE 코팅이 상당히 단단하고 균일하게 적용됐음을 알 수 있다. 케이블 길이는 120cm가 조금 넘으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노트북 등에 연결해 사용하는데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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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잭) 부분은 'ㄱ'자로 꺾여 있고 24K 도금 처리하여 음질 저하를 최소화했다. 플러그 부분의 'T-PEOS'라는 로고가 유난히 잘 보인다. 케이블 중간 즈음에 있는 컨트롤러는 뭔가 독특해 보이지만, 버튼 하나만 제공된다. 이 버튼으로 음악 재생/정지, 전화 받기(한번 누름), 다음 곡 이동(두번 누름) 등이 작동된다. 다만 아이폰6(플러스 포함)에서는 전화 받기 기능 외 곡 제어 기능은 작동되지 않는다(혹은 부정확하게 작동한다. 이는 다음 제품에서 개선돼야 하겠다). 볼륨 조절 버튼이 없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본 리뷰어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 스마트폰 볼륨 버튼을 주로 사용하기에 큰 불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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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들어가는 유닛 부분은 (100원 빠지는) 3만 원대 제품임에도, 고급 이어폰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알루미늄 재질을 적용한 점이 눈에 띈다. 유닛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상당히 꼼꼼하게 잘 만들어져 있다. 이어팁은 귀구멍 크기에 맞게 사용하도록 3가지 크기로 제공되며, 자그마한 케이블 클립과 휴대 케이스까지 챙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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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제품 구성과 디자인, 제조 품질 등에서 3만 원대 보급형 이어폰으로서 우수한 가성비를 보인다고 평가할 만하다. 물론 제품 포장은 그리 고급스럽지 않으나, 어차피 버려질 포장이라면 가급적 간소화해 제조단가를 낮추는 게 소비자에게 한층 도움될 것이다.

'가성비'의 교과서 - 이 가격에 이 이상을 바라면 과욕
가격을 몰랐다면 본 리뷰어는 바게트 이어폰을 10만 원대의 중고급 제품으로 평가했을 법했다. 그 동안 여러 가격 대의 다양한 이어폰을 경험해 봤는데, 3만 원대 이어폰치고는 탁월한 가성비를 보여준 제품으로 인정했다. 청음은 아이폰6와 안드로이드폰(LG G플렉스2)을 주로 사용하면서, 스마트폰 자체 음악 앱과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로 이용했다. 단, 음질에 대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견해일 뿐이니 참고 정보로만 받아들이길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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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곡(재즈, 클래식 등)의 경우 안정적인 저음 출력은 물론 기타, 심벌 등 금속성 악기의 칼칼한 음역도 무난하게 들려줬다. 물론 고가 이어폰의 명확하고 선명한 음질에는 다소 부족하지만, 3만 원 대라는 가격을 고려하면 충분히 의미 있는 음질과 음량임이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2~3만 원대의 보급형 이어폰은 '둥둥' 거리는 베이스만을 강조하는 모습인데, 바게트는 이와 함께 거북스럽지 않을 정도로 고음역을 잘 처리하고 있는 듯하다. 데이빗 란츠(David Lanz)의 연주곡 'A Whiter Shade of Pale'과 게이코 마쓰이(Keiko Matsui)의 'The White Gate' 등은 바게트의 가성비를 제대로 체감할 수 있는 곡이다.

댄스곡이나 락 장르곡도 제법 수준급으로 들린다. 청음 테스트에 꼭 이용하는 그룹 '넥스트'의 '껍질의 파괴'는 그 동안 접했던 고급 이어폰에 견주어 전혀 밀리지 않는 결과를 들려줬다. 볼륨을 높여도 강한 기타 연주음이 거슬리거나, 드럼/베이스 연주에 보컬 목소리가 묻히지 않고 또렷하게 들린다. 중저가 이어폰으로는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출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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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합주가 특징인 영화음악 감독 '한스 짐머(Hans Zimmer)'의 OST도 예상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출력을 들려줬다. 3만 원대의 이어폰으로 이 정도면 사실 수준급이다. 물론 군데군데 약간 부족하거나 출력이 달리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가격대를 고려하면 그 이상을 바라는 게 오히려 욕심일 게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에 기본 제공되는 번들 이어폰보다 별도 이어폰을 추가 구매해 사용하는 이들이 많다. 다른 건 몰라도,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무조건 싼 제품을 고른다 해서 현명한 소비법이라 할 수 없다. 비싸면 비싼 만큼의 성능을 들려주면 되는데, 티피오스 바게트는 비싸지도 않은 게 비싼 듯한 소리를 들려주니 기특하기만 하다. 가격대비 성능을 말한다면 바게트 이어폰이 명백한 해답을 보여주는 교과서라 평가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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