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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지하드 존 키웠다”…英 ‘MI5<비밀정보국>’ 책임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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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참수 동영상 살해자 신원 알고도 침묵”…인권단체 제기… “IS인질사태 키웠다” 비판



이슬람국가(IS)의 서양인 인질 참수 동영상 속 살해자 ‘지하드 존’의 신원이 영국 런던 출신 ‘무함마드 엠와지(26)’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영국의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정보기관이 체면을 구기고 있다.

‘007 시리즈’의 요원 소속인 해외 첩보 담당 MI6와 국내 방첩 및 보안을 담당하는 MI5, 정보통신본부(GCHQ) 등으로 이뤄진 영국 3대 정보기관 중 하나인 MI5는 작년 9월 ‘지하드 존’의 신원을 알았으면서도 대외에 알리지 않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IS 인질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 인권단체 케이지(Cage)는 엠와지가 MI5의 과도한 감시를 받았고, 이에 대한 불만이 그를 극단주의에 빠지게 했다고 주장하면서, MI5의 책임론에 불을 지폈다.

케이지는 엠와지가 2010년 6월에 보낸 이메일에서 “쿠웨이트에서 새 일자리를 찾았고 결혼해 새출발하려한다”면서 “런던에선 철창안에 있고, 범죄자같은 기분이 든다. 보안당국의 누군가가 내가 태어난 나라 쿠웨이트에서 살지 못하게 한다”고 적었다고 공개했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엠와지는 20년 전 6살에 부모를 따라 쿠웨이트에서 런던 노스 켄싱턴으로 이주했다. 그는 런던 북부 세인트존스 우드에 있는 퀸틴 키내스턴 고등학교를 다녔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를 배출한 학교다. 이후 웨스트민스터대에서 정보기술을 전공했고, 2009년에 졸업했다. 당시만해도 예의바르고, 패션에 관심 많은 평범한 무슬림이었다.

그는 5~6년전부터 MI5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MI5는 2005년 7월에 발생한 런던 지하철 테러범 중 한명인 후세인 오스만과 전화 통화를 한 인사들을 감시했고, 이 중 엠와지가 자란 런던 노스 켄싱턴 출신 1명이 2011년에 소말리아의 테러조직 알샤바브에 가입했다.

2009년에 엠와지는 이런 사람들과 탄자니아 여행을 계획했었다. 당시 엠와지는 친구들에게 ‘사파리 여행’이라고 밝혔지만, MI5와 탄자니아 당국은 이를 믿지 않고 그의 입국을 거부하고 그를 네덜란드로 보내버렸다. 네덜란드에서 엠와지는 ‘닉’이란 이름의 MI5 요원으로부터 알샤바브에 가입하려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엠와지는 케이지에 보낸 메일에서 “MI5 요원은 나에 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사는 곳, 직업, 어울리는 인사들까지. 그러면서 ‘우리와 같이 일해보지 않을래?’라고 요원이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엠와지가 이를 거절한 뒤부터 고난이 시작됐다.

그 일이 있은 뒤 엠와지는 태어난 곳인 쿠웨이트로 돌아가 결혼하고 새출발하려 했지만, 영국 정부로부터 출국을 거부당했다. 2012년에 그는 몰래 시리아로 빠져나가 IS에 가담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공보실은 “확인도 부정도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영국 정보당국의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보안 조사와 관련해선 상세히 알 수 없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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