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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팀 운영·전술, 히딩크 구석구석 닮은 슈틸리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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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잠재력 최대로 끌어올려… 과감한 승부사 기질도 똑같아

“선수들 자랑스러워 해도 돼” 경기 직후 한국어로 소감도

울리 슈틸리케 감독(61)에게선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거스 히딩크 전 감독(69)의 향기가 묻어난다. 한국 축구에 새 희망을 안긴 호주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대표팀 운영과 전술을 살펴보면 닮은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선수들의 자율을 중시하고 진흙 속의 진주를 발굴하는 재주가 닮았다. 두 감독을 모두 선임한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도, 히딩크 전 감독도 선수들의 잠재력을 찾아내는 눈이 놀라운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필요할 땐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는 점도 닮았다. 히딩크 전 감독은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0-1로 뒤진 채 종료시간이 가까워지자 홍명보, 김태영, 김남일 등 수비수들을 빼고 황선홍, 이천수, 차두리 등 공격수를 차례로 투입하며 2-1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슈틸리케 감독도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인 기성용을 측면으로 배치해 2-0 승리를 일궈내더니, 호주와의 결승전에선 최종 수비수 곽태휘를 최전방으로 끌어올려 손흥민의 동점골을 이끌어냈다.

만족을 모르는 점도 같다. 슈틸리케 감독은 1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면서도 “이번 성적에 만족하지 않겠다”고 했다.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던 히딩크 전 감독의 말을 생각나게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31일 호주전이 끝난 뒤에는 메모를 미리 준비해와 한국어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 선수들 자랑스러워 해도 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가대표팀은 국민의 지지 없이는 잘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시드니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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