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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미국 9년째 3% 미만 저성장…"한쪽 날개 불안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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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경제성장률 집계 이후 최장기·저성장 현상

美중앙은행, 경제전망 '완만'→'견고' 불구 불안심리 확산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 '나홀로 잘나간다'던 미국 경제의 미래를 우려하는 불안심리가 퍼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뜻밖에도 좋지 않았던 것이 불안심리를 키우는 주요 동인이 되고 있다.

지난 1월30일(현지시간) 나온 미국의 2014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간 환산 기준 2.6%로 잠정 집계됐다. 전문가들의 예상치(3.0∼3.2%성장)를 크게 밑돌았다.

미국의 작년 3분기 GDP 성장률이 2003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5.0%, 같은 해 2분기 GDP 성장률이 4.6%나 됐다는 점에서 충격이 컸다.

극히 저조한 4분기 성장률때문에 2014년 전체 경제성장률이 3%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 고작 2.4%에 그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나마 2013년보다 0.2%포인트 상승한 것이고, 2010년 2.5% 이후 가장 좋은 성적표라는 점에 안도해야 할 판이다.

문제는 미국 경제가 9년째 저성장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경제성장률이 2.4% 수준에 머물게 되면 미국 경제는 2005년 3.3% 성장 이후 '9년 연속 3% 미만 성장'하는 것이다.

이는 1930년부터 시작된 경제성장률 통계 작성 이후 최장기 저성장이다.

수치로 확인된 저성장도 문제지만 속내용도 아주 좋지 않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의 속사정은 보면 개인소비지출(PCE)과 수출 증가에 힘입어 GDP가 성장했지만, 수입이 증가하고 기업의 투자와 연방정부의 지출이 감소하면서 GDP 증가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소비지출은 이전 분기의 3.2%보다 높아진 4.3%였다. 그러나 기업 투자 증가율은 저유가의 여파로 이전 분기의 8.9%보다 크게 낮아진 1.9%에 그쳤다. 문제는 주요 경제주체인 개인과 기업이 엇박자를 낸다는 점이다.

이처럼 성장률 저조의 주요 원인으로 기업투자 부진이 지목되자 미국 기업들의 생산활동이 움츠러들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여파로 올해 1분기 성장률은 2% 초반에 그치거나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불안심리는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지난달 30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간 단위로 지난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9%,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2.8%, 나스닥 종합지수는 2.6% 각각 빠졌다. 새해 들어 3주 연속 하락하다 4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여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문제는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개인소득도 늘어나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다. 개인소비가 GDP의 70%가량을 점하는 미국 경제에는 엄청난 불안 요인이 된다.

미국 중앙은행은 지난달 28일 금리·통화 정책 결정회의를 마친 뒤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종전 '완만한 성장'에서 '견고한 성장'으로 바꿔 더욱 낙관했지만 시장에서는 되레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gija0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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