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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이철영의 정사신] '외박을 못 나가서…' 입이 방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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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발상의 전환인가요? "외박을 못 나가면…성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하는 측면을 우리가 한 번 되돌봐야 한다"고 말한 송영근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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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근 국회의원 아저씨께….

현역 여단장급 대령이 여군 부사관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달 27일 긴급 체포됐습니다. 아마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마도 국방부 기무사령관을 지낸 3성 장군 출신이니 이번 사건에 더 놀라셨죠?

그래서 국회에서 열린 병영문화개선특위 전체회의에서 그렇게 말씀하셨나 봅니다. 너무나 군대를 잘 아셔서 말입니다. 그런데 왜 성폭행 사건보다 국회의원의 말이 더 충격적일까요. 아마 이번 성폭행에 대한 시각이 너무 특이해서입니다.

혹시 잊어버렸을까 봐 다시 한 번 상기 시키고 말을 이어가 보도록 할까요. 의원께서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병영문화개선특위 전체회의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참고하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군 하사 성폭행을 한 여단장이 들리는 얘기로 지난해 거의 외박을 안 나갔다. 가족도 거의 매달 (면회를) 안 들어왔다. (여단장이) 나이가 40대 중반인데, 성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 하는 측면을 우리가 한 번 되돌아봐야 한다.”

아무래도 군인 출신에 남성이다 보니 대령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시나 봅니다. 아니면 박애(博愛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사랑함)가 상당한 건가요?

성폭행당한 여군 부사관도 좀 감싸 주시지 그러셨어요. 혐의를 받고 있는 대령의 마음은 그렇게 이해하시면서 여군 부사관을 ‘하사 아가씨’라고 표현한 건 너무 하셨어요. 조금만 신경 써 주셨다면 국회 군 인권 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 위원직에서 사임할 일도 없었을 텐데….

역지사지가 너무 부족했었던 것 같습니다. 군인에 남자라는 마음으로 성폭행 피의자의 심정은 십분 이해하셨는데 여군 부사관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셨나 봐요. 사과하긴 했지만, '하사 아가씨'라는 말은 너무 심하셨어요. 모든 여군 부사관들도 이렇게 부르고 싶지 않을까요. 흔히 국회의원을 비하하는 그말, 바로 '국개의원 송형근 아저씨’라고 말이에요.

사람이니 실수도 하는 거겠죠.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요.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다시 한 번 주의를 당부하는 차원에서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요. 건방지다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좀 아는 척 좀 하겠습니다. 당나라 말기부터 오대(五代)십국 시대 다섯 왕조를 거치면서 재상을 지낸 정치가 풍도(馮道)의 삼촌설화(三寸舌禍 세 치 혀가 화를 부르네)입니다. 잘 새겨 다음부터 같은 실수하지 마세요.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 입은 화를 불러오는 문이요, 설시참신도(舌是斬身刀)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니, 폐구심장설(閉口深藏舌)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안신처처우(安身處處宇) 가는 데마다 몸이 편안할지니.’

[더팩트 ㅣ 이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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