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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발관·지하벙커…' 서울시, 미래유산 350건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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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미래유산 홈페이지 개설해 홍보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성우이용원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이발관으로 1927년부터 지금까지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세월 속에 약간은 경사가 기울어진 이발관 안에는 옛날 이발의자 석 대와 타일로 마감한 세면대가 정답게 손님을 맞는다. 예순을 넘긴 이발사가 숫돌에 면도날을 갈아 손님을 이발하고 연탄불로 데운 물에 찬물과 식초를 섞어 머리를 감긴다.

용산구 남영동 경찰청 인권센터 내에는 박종철 기념전시실이 있다.

이곳은 1987년 1월 14일 서울대 학생 박종철군이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던 중 고문과 폭행으로 사망한 장소로, 경찰청은 과거 청산의 의미로 지난 2005년 이 자리에 경찰청 인권센터를 개소했다.

당시 박종철 열사가 고문당한 조사실과 그가 사망 당시 입었던 옷, 관련 신문과 사진자료 등이 그때의 암울했던 시대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서울시는 1일 이같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을 미래세대까지 보전하기 위해 현재까지 350건의 미래유산을 선정하고 이를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미래유산은 서울시 지정문화재,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유·무형의 근현대 유산이다.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미래유산보존위원회 심의를 통과하고 소유자가 미래유산 선정에 동의한 경우에 선정된다.

학림사건의 발원지이자 이청준, 김승옥, 황지우 등 문학인의 단골집이었던 대학로 학림다방, 군부정권시절 대통령과 정부 요인이 대피 공간으로 이용하기 위해 지은 여의도 지하벙커와 서울대 지하벙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인 대오서점 등도 서울이 보전해야 할 미래유산에 포함됐다.

시는 미래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종합포털(http://futureheritage.seoul.go.kr)에서 미래유산 제안 접수, 미래유산 선정절차 소개, 관광코스 및 체험정보 등 미래유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시 문화정책과 관계자는 "급속한 변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소중한 문화유산을 우리 스스로 보전해야 한다"라며 "시민의 공감대를 얻어 미래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달 중 디자인을 확정해 오는 8월까지 미래유산임을 건물 밖에서 알 수 있는 표식을 만들어 미래유산에 부착, 홍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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