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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억 줄게, 출마 말라" … 축협 조합장 선거 매수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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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농·수·축협 첫 동시 선거

곳곳서 '돈 봉투' 구속 잇따라

벌써 돈이 난무하고 있다. 오는 3월 11일 치러지는 첫 전국 1328개 농협·수협·축협·산림조합 동시 조합장 선거 얘기다. 공식 선거운동은 다음달 26일부터로 아직 한 달 가까이 남았건만 유권자인 조합원들에게 선물과 돈을 돌리는 것은 물론 유력한 입후보자에게 “출마하지 말라”며 수천만원을 건네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창원지검 통영지청은 30일 유력한 상대 후보자에게 현금 5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어모(57)씨를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어씨는 지난 23일 경남의 한 호텔 주차장에서 G축협 최모(57) 조합장을 만나 “내가 조합장 선거에 나갈 테니 나오지 말라”며 현금 5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넨 혐의다. 어씨의 심부름꾼 역할을 한 김모(47)씨 역시 재판을 받는다.

이들은 최 조합장이 돈 봉투를 받은 직후 검찰에 신고해 붙잡혔다. 최 조합장은 검찰에서 “어씨 등이 총 2억원을 주겠다며 선금조로 5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했다. 어씨 측은 “2억원은 거론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2억원을 주겠다고 했다”는 내용을 공소장에 넣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에는 전북 H농협 권모(61) 조합장이 유력한 출마 후보자 유모(62)씨에게 불출마를 종용하며 2700만원을 준 혐의로 역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 정읍지청에 따르면 권 조합장은 “당선되면 7300만원을 더해 총 1억원을 주겠다”고 유씨에게 제안했다.

좋은농협만들기 전국운동본부 허헌중 이사는 “조합장이 된 뒤 이권 등에 개입해 이익을 챙길 수 있기에 선거 때 돈을 뿌리는 것”이라며 “부정선거 감시뿐 아니라 조합장에 대한 평시 감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위성욱(팀장)·최경호·신진호·임명수·김윤호·김기환 기자 we@joongang.co.kr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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