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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난기류’ 만난 인천공항… ‘아시아 허브’ 경쟁 갈수록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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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객 1년 새 46만명 줄어들어… 중국·일본 직항노선 대폭 증편

UAE·터키도 유럽승객에 공세… 김포와 국제선 놓고 마찰까지

아시아에서 ‘허브공항’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의 환승객 숫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일본 등이 직항노선을 늘리며 허브공항 육성책을 펴는 등의 환경변화가 환승객 감소로 이어진 것이어서 ‘허브공항’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탄 승객은 725만명으로 2013년에 비해 46만명(6.0%) 감소했다. 인천공항 환승객은 개항 첫해(2001년)에 163만명으로 시작해 2005년과 2009년 각각 300만명과 500만명을 넘었다. 2013년까지 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0년 0.1% 줄어든 적은 있지만 지난해처럼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경향신문

인천공항의 환승객 감소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다. 사스나 조류독감 등의 전염병이나 불황의 여파로 일시적으로 줄었다기보다는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이 항공정책을 전면 수정하면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베이징·푸동 등 자국 공항에서 미주·유럽으로 가는 직항 노선을 대폭 늘렸다. 그전에는 직항 노선이 부족해 중국 사람들이 1~2시간 거리에 있는 인천공항을 이용했다. 한국에서 하루이틀 관광을 하고, 미국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중국의 직항 노선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본도 지난해 도쿄 하네다공항의 운행거리 제한을 폐지했다. 국내선 위주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버리고 유럽과 중동, 미주 등 27개 도시로 가는 국제선 운항을 전면 허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으로 오는 환승객이 더 줄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공항의 경쟁 상대가 기존의 홍콩 첵랍콕, 일본 나리타, 싱가포르 창이공항 외에 더욱 늘어난 것이다. 중동에서도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공항과 터키의 이스탄불공항이 유럽으로 가는 승객을 공세적으로 끌어들여 ‘아시아 허브공항’을 향한 경쟁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인천공항은 경쟁에 대비해 2017년 말까지 현재 규모의 77%에 달하는 제2여객터미널을 짓고 있다. 제2여객터미널이 문을 열면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처리 능력은 현재의 4400만명에서 6200만명으로 늘어난다.

인천공항의 허브화 전략은 국제선을 늘리려는 김포공항과 갈등을 빚고 있다. 김포공항은 서울과의 근접성을 무기로 일본과 중국 등 단거리 국제노선을 늘리려 하지만, 인천공항은 허브공항이 되려면 장거리 노선과 단거리 노선이 모두 많아야 하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와 공항공사는 인천공항에 환승객이 이용할 수 있는 전략노선을 늘리고 환승객을 많이 유치하는 항공사에 인센티브를 더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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