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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여기가 북한이냐" 中 인터넷 통제 강화에 불만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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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PN 이어 인스타그램·플리커·아웃룩 서비스도 차단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 정부가 가상사설망(VPN)을 차단하는 등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자 네티즌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수 주일 동안 온라인 통제 수위가 단계적으로 높아졌다. 구글과 지메일 접속이 차단되고 인스타그램이나 플리커, 아웃룩 서비스도 막힌 데 이어 이들 사이트의 우회접속에 사용되던 VPN 서비스도 통제됐다.

이 때문에 IT 관련 업계 종사자나 학자들, 언론인, 외국계 기업 종사자 등 업무상 필요로 외국 사이트를 이용하던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치솟고 있다.

인터넷 관련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대표인 징웨천(25)씨는 외국 친구들과 연락 수단인 플리커와 페이스북 접속 경로가 완전히 막힌 데 대해 "법적으로 허락된다면 거리에 나가 썩은 달걀이라도 던지고 싶은 심정"이라고 NYT에 성토했다.

국영 언론매체에서 국제뉴스를 담당하는 헨리 양(25)은 "페이스북 우회접속을 통해 외국 방송사의 소식을 살펴봤는데 그렇지 못하게 됐다면서 "서서히 뜨거워지는 주전자 안에 든 개구리가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구글을 통해 전 세계 학술자료를 검색해 온 학자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해군 역사를 연구하는 장첸씨는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중세로 돌아간 것 같다"고 올렸다.

한 생물학자도 SNS 글에서 VPN 접속을 위해 낭비한 시간과 노력이 어마어마하다고 지적하면서 "과학을 존중하고 관련 연구를 장려하는 나라에 이런 장벽이 있다는 것은 실제로는 과학계 종사자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분노했다.

네티즌들은 인터넷 검열·감시가 가장 심한 북한의 상황과 비교하면서 "북한을 비웃을 수 없게 됐다", "북한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불만을 표출했다고 WP는 전했다.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의 인터넷 통제에 외국계 기업인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의 제임스 지머먼 회장은 NYT에 "이메일과 인터넷 트래픽에 대한 광범위한 통제는 합법적 기업활동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중국의 최우선 이익이 아니다"라면서 "중국 정부가 세계적 수준의 기업을 유치하기를 원한다면 정보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수단인 인터넷 사용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중국학 교수인 에이버리 골드스타인은 인터넷 통제가 심해져 업무상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하게 될 경우 외국인들뿐 아니라 외국에서 유학한 중국의 젊은 인재들도 중국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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