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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치매 노모와 장애 아들의 씁쓸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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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빌라 화장실서 목욕중 미끄러져 함께 변 당해

[CBS노컷뉴스 장성주 기자] 뇌수술 후유증으로 몸이 불편한 50대 남성이 치매를 앓고 있던 70대 어머니와 함께 숨진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30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8시쯤 송파구 송파동 한 빌라 욕실에서 어머니 A(75)씨와 아들 B(56)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A씨 외손녀의 신고로 경찰에 발견됐다. 평소 A의 딸은 한 달에 2~3번 생활비와 반찬 등을 가져다주며 연락을 했으나, 일주일 넘게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의심해 신고토록 한 것이다.

경찰이 발견한 이들은 약 5㎡(1.5평) 가량의 좁은 화장실 바닥에 누워있었다. 당시 A씨가 옷을 모두 벗고 있던 반면 B씨는 옷을 입고 있었고, 수도꼭지에서 물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경찰은 A씨가 목욕 중 미끄러져 넘어진 뒤 B씨가 이를 도우려다 함께 넘어져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씨는 10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었고, B씨는 15년 전 뇌수술을 받은 뒤 합병증으로 장애가 생겨 항상 지팡이를 짚고 다녔다. 또 오랜 투병 생활로 어머니보다 몸집이 작았고, 후두암을 앓고 있어 몸이 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집 앞에 신문이 쌓인 것과 시신의 부패 정도로 미뤄봤을 때 사망한지 일주일 가량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외상은 없으나 뇌진탕의 경우 상처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이 부검을 원치 않고 있어 검찰의 수사 지휘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joo50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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