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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빌 게이츠 “인공지능 기술, 인류에 위협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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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사람처럼 학습하고 판단하는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이 극한으로 발전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귀찮고 번거로운 일을 알아서 척척 해주는 충직한 비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사이보그처럼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60)는 AI 기술의 미래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고 28일(현지 시각) 포브스가 보도했다. 빌 게이츠는 최근 미국 온라인 매체 ‘레딧’이 주최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Ask me anything)’라는 행사에 참석해 “기계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는 인공지능 컴퓨팅 기술이 훗날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PC 운영체제(OS) ‘윈도’와 사무용 프로그램 ‘오피스’를 개발해 컴퓨터 대중화 시대를 열었던 그가 역설적으로 컴퓨터의 해악(害惡)에 대해 경고한 것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기계는 삶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많은 것을 해줄 수 있지만 (인공지능이 극도로 발전한 형태인) 초지능(超知能·Super Intelligence)은 그렇지 않다”며 “수십년 후에는 초지능에 대한 우려가 어마어마하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초지능은 영화 ‘터미네이터’와 ‘매트릭스’ 시리즈에서처럼 컴퓨터나 로봇이 사람보다 지능이 높아져서 인류를 조종하고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의 최첨단 기술을 말한다. 빌 게이츠는 영화에서나 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일이 머지않은 미래에 실현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도 비슷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작년 10월 미국 MIT에서 열린 특별 강연에서 “인공지능 연구는 우리가 악마를 소환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이러한 일론 머스크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인공지능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것은 MS의 연구 총괄책임자 에릭 호비츠는 빌 게이츠와 정반대 견해를 보였다는 것.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AI 시스템이 의식(意識)을 가질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인류가 위협받을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28일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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