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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족쇄 풀린 한국거래소, 시장 살리기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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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최원영 기자]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 지정 6년만에 민간 주식회사로 돌아왔다. 그동안 과감한 투자와 경영자율을 옭아매던 족쇄를 벗어던진 만큼 거래소는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 살리기에 총력한다는 계획이다.

29일 기획재정부는 방문규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2015년도 공공기관 지정안’을 심의·의결했다.

한국거래소의 경우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법상 독점적 사업구조가 해소된 데다 방만경영 중점관리기관에도 제외돼 공공기관 지정해제 요건이 충족됐다.

지난 2005년 1월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거래소는 관치 체제는 시장 경제에 역행하는 구조로 국제적 정합성과도 맞지 않는다고 계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부터는 정부로부터 예산 승인을 받아야 했고 인사 및 사업 집행이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대규모 인력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해외사업 등에는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다시 민간회사로 돌아온 거래소가 침체된 자본시장을 살리고 세계 일류 거래소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운신 폭 넓어진 거래소, ‘시장 살리기’에 총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9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창조금융과 시장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Big7거래소’로 도약하기 위해 2020년까지 추진해야 할 중장기 과제를 담은 ‘한국거래소 선진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최 이사장은 “올해 자본시장 침체를 극복해 역동성을 불어넣고 투자자와 기업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국내 자본시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권·파생상품 거래가 급감하는 등 성장세가 현저히 둔화된 상황이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주식시장과 파생상품시장에서 각각 36%, 30% 감소했다.

증권업계는 영업실적 악화로 긴축예산을 산정하고 영업점을 통폐합 하는 등 위기경영에 돌입한 상황. 국내 거래수요가 아시아 경쟁시장으로 유출돼 위험성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거래소는 이같은 현실 상황 속에서 자본시장 운영자로서 업계 전체의 절박함을 인식하고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자본시장을 살리기 위한 큰 틀을 구상해 추진키로 했다.

큰 골자는 자본시장 활력 제고와 미래 성장동력 육성, 글로벌 외연 확대와 지속가능 경영 구축이다.

자본시장 활력 제고를 위해서는 거래제도 개선을 통해 시간외시장의 거래편의성을 제고하고 LP(유동성공급자) 제도 개선을 통한 중형 우량주식 거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성거래 및 차익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 감면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상장기업의 공시부담 완화를 위해 공시제도도 개편한다. 코넥스 시장의 조기안착을 위해 적극적인 수요·공급을 확대하고 상장기업 서비스도 확대한다.

미래성장동력 확대를 위해 다양한 유망신상품의 개발과 공급을 통해 활력을 제고하고 증권업계의 새로운 수익기반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변동성지수선물 상장을 추진하고 ETN과 같은 중위험·중수익 파생상품결합증권을 새로 도입할 예정이다.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글로벌 외연 확대를 위해 자본시장의 해외수출을 확대하고 글로벌 제휴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있던 동안에는 매년 정부로부터 경영성과 등을 보고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력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해외사업 등에는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추진해온 자본시장 인프라 수출 사업을 더욱 확산시킬 계획이다. 국내 증권업계 뿐 아니라 회계·법무법인 등과 동반 진출할 예정이다. 글로벌 인수합병 등 실질적인 국제화를 추진해 자본시장 국제화 및 경쟁력 제고에도 힘쓸 방침이다.

◇‘민영’ 거래소, 방만경영은 없다

거래소가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소 됐다고 해서 다시 방만 경영의 도마 위에 오를 일은 없어 보인다.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이 해제됐지만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위원회가 예전과비슷한 수준의 관리·감독을 계속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지속적으로 ▲알리오 수준의 경영공시 ▲금융위의 예산편성지침 준수 의무화 ▲공운법상 경영평가를 준용한 금융위 평가시행 등 방만경영 재발방지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거래소 스스로의 내부 경영 혁신도 눈 여겨 볼만 하다.

문제가 됐던 방만 경영 관련해 거래소가 선제적으로 앞장선다는 계획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업상과 롤모델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최 이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을 많이 하고, 성과를 많이 내는 직원이 대우받도록 성과와 연동된 급여체계를 만드는 등 조직과 인사, 급여 등 관련 시스템을 대폭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방만 경영을 혁파하고 거래소를 활동성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설명이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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