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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서상범 기자의 아! 車!>"우리도 뚜껑 열리는 차 좀 만들어주세요", 기아차 엘란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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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자동차는 어른의 장난감, 로망, 꿈이라고 믿습니다. 여러분이 평소 궁금했거나,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었던 차가 있다면 어떤 내용이라도 남겨주세요>

우리나라를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자동차 강국’이란 단어입니다. 대표 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처음으로 800만대 판매를 넘기며 글로벌 탑 5 자동차 회사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도 했죠.

그러나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할 때면 빠지지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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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컨버터블 차량의 부재입니다.

흔히 오픈카로도 불리는 '컨버터블'은 쿠페를 기본으로 지붕이 개폐되는 차를 말합니다.

지붕 소재에 따라서 ‘소프트톱’, ‘하드톱’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죠.

컨버터블은 지붕을 열고 달릴 때의 개방감, 아름다운 디자인은 물론, 기술력의 상징으로도 여겨집니다.

세단이나 쿠페의 뚜껑만 잘라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탑승객의 보호를 위한 설계, 지붕 개폐의 신속, 정확함 등 다양한 기술들이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한 때 국산 컨버터블을 가졌던 적이 있습니다.

바로 그 유명한 기아차 엘란(ELAN)이죠.

엘란은 기아차가 영국의 로터스社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개발한 국산 최초의 소프트톱 컨버터블이었습니다.

당시 국산 최초로 적용된 팝업 타입의 헤드램프와 페라리 뺨치는 디자인을 통해 젊은 청춘들의 로망으로 등극했었죠.

1.8 DOHC엔진은 최고출력 151마력, 최고시속 220㎞의 고성능을 자랑하며 수입 스포츠카를 압도했었습니다.

그러나 판매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출시됐던 1996년 당시만 해도 낯선 개념이었던 컨버터블 차량이라는 점과 비싼 가격(2616만원)이 원인이었죠.

엘란은 첫 해 100여대가 팔린 후 2000년 1월 단종될 때까지 국내 판매 793대, 해외 판매 200여대라는 기록을 남기며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판매는 중단됐지만 엘란의 추억은 아직도 살아있습니다.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기아차는 엘란 오너들의 행사인 '엘란 데이'를 10년 동안 후원하며 소모품 무상 교체 등 서비스를 지원했었습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엘란의 주행 모습이 종종 목격되기도 하죠.

자동차 마니아들은 엘란이 한국 최초이자 마지막 컨버터블이 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엘란이 단종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국산 컨버터블에 대한 소식은 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대기아차가 모터쇼를 위해 컨셉형으로 만든 컨버터블은 있었지만 그 때마다 “양산계획은 전혀 없다”는 답변만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했었죠.

물론 비싼 개발비에 비해 시장성이 없다는 업체들의 항변도 일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성을 뛰어넘는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걸맞는 위상이라는 측면에서 국산 컨버터블의 재등장이라는 희소식을 기대할 수는 없을까요?

제2, 제3의 엘란이 우리나라 도로 이곳저곳을 수놓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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