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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1988년 승부차기패' 김봉수, "27년 전보다 지금이 더 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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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시드니(호주), 이균재 기자] "27년 전보다 지금이 더 간절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코가라 오벌에서 담금질을 이어갔다. 지난 26일 이라크와 2015 AFC 아시안컵 4강전서 우중 혈투를 치른 슈틸리케호는 27일 전면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충전했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31일 오후 6시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호주와 우승컵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27년 만에 결승행의 꿈을 이룬 대표팀은 1960년 이후 55년 만에 정상에 도전한다.

대표팀은 28일 오후 5시 30분부터 6시 40분까지 약 1시간 10분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이라크전서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들은 회복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 러닝과 스트레칭, 마사지 등으로 피로를 회복했다. 이라크전을 뛰지 않았거나 후반 교체 출격한 이근호 등은 훈련 강도를 높였다. 폴대를 여러개 세워놓고 패스를 주고받으며 몸을 끌어올렸다. 두 개의 골대를 좁혀 1대1, 2대2, 3대3, 4대4로 나뉘어 미니게임도 벌였다.

김봉수 골키퍼 코치는 훈련이 끝난 뒤 1988년 카타르 아시안컵 준우승의 아쉬운 기억을 더듬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3-4로 패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 코치는 "조병득 선배가 경고를 2개 받아 내가 어쩔 수 없이 이란과 조별리그 4차전을 뛰었다. 나이가 어렸는데 잘해서 이슈가 됐다. 당시 난 18살 고려대학교 1학년이었고, 조병득 선배와는 13살 차이가 났다. 지금 대표팀 선수들은 농담도 하는데 예전엔 농담이 어딨나. 쳐다보지도 못했다(웃음). 대회 마지막 날 서운해서 울었다. 막내라 빨래도 했고, 옷도 찾아드렸다"고 27년 전을 떠올렸다.

김 코치는 "감회가 새롭다. 선수 때는 어려서 아시안컵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다. 국가대표로 경기를 뛴다는 거 자체가 행복했다. 코치로서 와 닿는 게 더 많다. 지금 더 간절하다"면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나는 대회다. 코치로서 결승까지 왔다. 운명인지 숙명인지 모르겠지만 마무리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 코치는 "(김)진현이가 잘해주고 있다. (김)승규와 (정)성룡이도 뒤에서 진심 어린 응원과 격려를 보내준다. 그걸 보면서 '한국 골키퍼들이 많이 성숙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치로서 고맙다. 승규와 성룡이가 오늘 오히려 더 화이팅을 외쳤다"며 고마워 했다.

dolyng@osen.co.kr

<사진> 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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