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부자가 집 살때도 1% 금리로 대출해준다는 정부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행간]

[CBS 박재홍의 뉴스쇼]

노컷뉴스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네, 오늘 다룰 주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 김성완>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 굉장히 유명한 명언이죠. 미국 링컨이 남긴 말인데요. 어제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주택담보대출을 이 표현에 빗대자면 박근혜 정부는 ‘부자의, 부자에 의한, 강남을 위한 정부가 된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부자가 집 살 때도 1% 금리로 대출해준다는 정부,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어제 1% 금리 대출이 인터넷에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 부자가 집을 살 때 초저금리 대출을 해 준다, 이게 무슨 말씀이세요?

◆ 김성완> 어제 국토교통부가 업무보고를 했거든요. 그자리에서 수익공유형 대출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한마디로 연봉 1억원 이상의 고소득자가 집을 살 때도 1%대의 초금리로 대출을 해 주겠다, 이런 얘기입니다.

◇ 박재홍> 1억원 이상인데 1%대 초저금리다.

◆ 김성완> 네, 그렇습니다. 대출 조건이 파격적인데요. 기본적으로 소득기준이 없습니다. 연봉이 1억이든 2억이든 상관이 없고요. 기존 주택을 처분한다면 1주택자도 대출이 가능합니다. 아파트 가격기준도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전용면적 102㎡ 이하면 가능하고요. 이렇게 되면 시가 12억원인 39평 아파트를 사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이런 아파트를 살 때 집값의 70%까지 7년 동안은 연 1% 안팎의 저금리로 대출을 해 주겠다, 이런 내용입니다.

◇ 박재홍> 7년 동안 연 1% 안팎의 초저금리다. 1% 안 될 수도 있는 거고.

◆ 김성완> 네.

◇ 박재홍> 이게 기존의 주택기금을 이용한 공유형 모기지론과 비교하면 아주 파격적인 조건 아니겠습니까?

◆ 김성완> 파격 정도가 아니라 놀라 자빠질 만한 조건이라고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정부가 2013년에 공유형 모기지 상품이라는 걸 출시를 했습니다. 여러 가지 조건이 붙어 있는 상품인데요. 이게 주로 서민들이 집을 살 때 대출을 받으라 해서 만들어놓은 모기지 상품인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이면서 부부합산 소득이 7000만원 이하여야 합니다. 아파트는 공시가격 6억원 이하여야 가능하고요. 전용면적은 85㎡. 우리가 일반적으로 서민층이 많이 들어가는 평수라고 봐야죠. 그래야 주택 가격의 40%까지 연 1%대의 저리로 대출을 해 주는 겁니다. 이거하고 비교를 하면 앞서 제가 말씀드린 대출 조건은 어마어마한 특혜라고 봐야되겠죠.

◇ 박재홍> 집값의 70%까지 해 주니까요.

◆ 김성완> 나중에 집값이 오르거나 내렸을 때 이익과 손해를 모두 은행과 분담하는 조건인데요. 단, 이번에 새롭게 내놓은 대출상품은 손해는 자기가 지고 이익만 은행과 공유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한 6억원짜리 주택을 샀다, 나중에 이 주택이 8억원이 됐다고 그러면 2억원의 이익이 남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1억원씩 은행과 나눠갖는 그런 조건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내놓은 상품은 이익만 공유하고 손해를 봤을 때는 대출조건이 파격적이니까 대신에 그 손해는 당신이 져라, 이렇게 되는 거죠. 그런 차이점은 있습니다.

◇ 박재홍> 약간 투자성이 있네요, 도박성도 있고.

◆ 김성완> 그러니까 내가 지금 여윳돈이 있고 돈이 많다고 하면 집을 사서 7년만에 팔면 은행이자로만 따져도 몇 천만원의 이익을 볼 수 있는 그런 상품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 박재홍> 기존의 상품과 비교를 해 보니까 왜 부자를 위한 상품인가 좀 이해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김성완> 제가 앞서 말씀드렸잖아요. ‘부자의, 부자에 의한, 강남을 위한 정부다.’ 이런 말씀을 드렸는데 저는 이번 대책이 고소득자들이 강남의 아파트를 사도록 부추기는 정책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면 내가 연봉 1억원이다, 그리고 강남의 시가 12억원대의 아파트를 산다, 그렇게 해도 1%대 초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전국에 아파트 중에서 10억원 이상의 매매가를 기록하는 아파트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 박재홍> 그러니까요.

◆ 김성완> 대부분 강남에 몰려 있을 거 아닌가요? 따지고 보면. 10억원 이상 하는 아파트 거래량 대부분이 서울 강남에 집중되어 있다, 이미 자료로 다 나와 있는데요. 지난해 서울에서 10억원 이상 가격으로, 실거래가로 거래가 된 가구수가 8840가구가 거래가 됐습니다. 이게 다 강남에 사실은 몰려 있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경기, 수도권까지 이런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 주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경기도에는 그런 가격을 가진 아파트가 620가구밖에 안 됩니다, 거래량이. 그러니까 사실은 강남을 위한 대출조건이다, 이렇게 봐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지방으로 내려가서 비교를 하자면 좀 그렇지만 10억원이 넘는 아파트 거래가 이루어진 게 강원도, 충북, 충남, 전북 이런 곳들에서는 단 한 채도 없었습니다.

◇ 박재홍> 한 채도 없었다.

◆ 김성완> 지난해에. 지난해 서울 수도권 아파트 평균거래 가격이 3억원 조금 남짓돼요. 그러니까 이렇게 대출조건을 파격적으로 만들어줄 필요가 사실은 없는 거죠. 그런데 만들어졌다는 얘기는 강남 사람들에게 집을 사라, 이런 말이 되는 것이고요. 좀 다른 얘기이기는 하지만 연봉 1억원이 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47만명 정도가 됩니다. 이것은 직장인 100명 중 3명꼴입니다. 그러니까 직장인 100명 중에 3명에 포함되는 사람도 집 살 수 있도록 돈을 빌려주겠다, 이런 얘기가 되는 건데요. 거꾸로 말하면 이런 부자들한테 굳이 이런 특혜성 대출을 해 줄 필요가 있을까요?

◇ 박재홍> 1%대의 초저금리.

◆ 김성완> 이해가 안 되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정부가 왜 이런 상품을 내놨을까,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라든지 경기활성화를 위한 정책이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 김성완> 경기활성화를 위한 정책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결국 이런 사람들 보고 집 사라고 하는 겁니다. 집을 빨리빨리 사서 집 회전율도 높여주고 그래서 집 값을 좀 떠받쳐달라, 이런 의도라고밖에 볼 수가 없는 겁니다. 그리고 소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한테는 전월세 살지 말고 서러우니까 그냥 집 빨리 사라, 이렇게 얘기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들어오고 난 다음에 대출규제 완화도 해 주고 재건축 연한도 풀고 여러 가지 집값을 띄울만한 정책들을 내놨는데 주택거래는 사실상 활성화되지 못했거든요. 결국 집값이 너무 높기 때문에 사람들이 집을 못 사고 또 집값이 앞으로 떨어질까 봐 겁이 나서 집을 못 사고 있는 상황인데, 그런 사람들 등 막 떠밀면서 빨리 집 사라고 내미는 그런 정책이라고밖에 볼 수가 없는 거죠.

◇ 박재홍> 네. ‘행간’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