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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계량기 고의로 고장내…'난방비 0원' 아파트 5.5만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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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영화배우 김부선씨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14년 국토교통부 종합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 '아파트 난방 비리'와 관련해 증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국토교통부가 의무관리 아파트 748만가구를 대상으로 2013년 11월부터 2014년 2월까지의 '난방비'를 전수조사했다. 지난해 영화배우 김부선씨가 문제를 제기, 사회적 이슈가 됐던 '난방비 0원' 아파트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조사 결과 한 달이라도 난방비가 '0원'이 나온 아파트는 5만가구가 넘었다. 대부분 전기장판 등을 사용, 실제 난방을 하지 않은 경우였으나 계량기 고장 방치, 고의 훼손 등으로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은 경우도 7000여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 의원(새누리당·서울 노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김부선 난방비'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4개월간 전국 공동주택 906만가구 중 의무관리대상 1만2185개 단지, 748만가구를 대상으로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의 난방비 부과 내역 등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한 달이라도 난방비가 '0원'이 부과된 아파트가 총 5만5174가구(0.74%)로 나타났다. 이중 3만5432가구는 전기장판 등을 사용, 실제 난방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9038가구는 미입주 등으로 입주자가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았고, 여행이나 해외 출장 등의 이유로 난방을 하지 않은 가구도 1760가구였다.

문제는 계량기 고장을 그대로 방치해 관리비가 부과되지 경우가 6904가구로 조사됐다. 계량기를 고의로 훼손한 것으로 의심되는 가구도 11가구로 집계됐다. 경기 수원·안산, 충남에서 발견된 계량기 고의 훼손과 관련, 해당 입주민에게 본인 1년치 난방비 중 최고 난방비를 부과하는 조치를 취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단지에서는 8건의 계량기 고의훼손이 발견 돼 현재 소송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발견된 계량기 고장 가구에 대해서는 전년도 난방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과하고 계량기와 정유량 밸브, 유량계 등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계량기 관리 부실이 문제로 지적된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라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국토부는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해온 계량기 관리를 정부 관리하에 체계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정성호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의 대표발의로 '계량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 중이다.

신현우 기자 hwsh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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