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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050년 세계 치매 환자 1억 … 한국 가장 빨리 늘어 271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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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20% 넘는 초고령화

사회 비용 35년 뒤엔 43조원대

"걷기·읽기·금연 등 3·3·3 수칙을"

중앙일보

2050년 세계 치매 환자가 1억 명을 넘어서리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 세계에서 치매 환자가 가장 빨리 늘어나는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알츠하이머 협회자료를 인용해 세계 치매 인구가 2013년 4435만 명에서 2050년 1억3546만 명으로 3.1배 늘어날 것이라 보도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치매 인구는 4.7배 늘어 2050년 271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편인 중국도 2050년 치매 인구(3000만 명)가 2013년(900만 명)에 비해 3.3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인구국에 따르면 이 기간 세계 전체 인구는 72억 명에서 92억 명으로 1.3배 불어날 전망이다.

한국에서 유난히 치매 인구 증가세가 가파른 이유는 초고령화 현상 때문이다.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 이상이면 초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다.

김기웅 국립중앙 치매센터 센터장(서울대 의대교수)은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화 사회로 가는데 서구 유럽 국가는 100~150년 걸린 반면, 한국은 2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며 “치매는 나이(고령)가 가장 중요한 발병 원인이기 때문에 치매 인구 증가는 초고령화와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역시 2억 명이 넘는 고령 인구로 속병을 앓고 있다. 2050년 중국 전체 인구 중 3분의 1은 노인이다. 게다가 중국은 장기간 지속됐던 ‘한 자녀 정책’이 복병이다. 자녀 한 명이 부모와 조부모, 외조부모까지 6명을 부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이 3000만 명을 넘어선 일본도 고민이 깊다.

향후 한국에서 노년층이 37% 이상을 차지할 전망인 만큼 치매는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도 크다. 보건복지부의 치매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2013년 11조7000억원에서 2050년 43조2000억원(GDP의 1.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서 치매 환자 한 사람을 돌보는 데는 연간 약 2000만원이 든다. 향후 치매 환자가 중·저소득 국가에서 급증할 것이라는 점도 결국 비용문제와 직결된다. 예방·관리가 핵심인 치매 환자를 돌볼 돈을 댈 수 없기 때문에 나오는 결과다.

‘치매 사회’가 넘어야 할 장애물은 여러 가지다. 우선 치매 치료 연구개발(R&D)예산이 암 치료연구 예산의 7분의 1밖에 안 된다는 것도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치매 환자 보호센터와 같은 시설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도시와 비교해, 고령자가 많지만 치매 환자 돌봄 시설이 적은 지방도시에서 치매 문제는 훨씬 크게 다가온다.

김 센터장은 “현재까지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약은 없기 때문에 치매 증세를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초기에 치매징후를 발견해 치료를 받으면 15%만이 치매에 걸린다. 반면 시기를 놓치게 되면 치매에 걸릴 확률은 75%로 급격히 높아진다. 그는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습관에 변화가 필요하며, 습관이 좋아지면 치매 발생률을 50%까지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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