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제주항공 다급했나?…"상장위한 재무구조 문제없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부채율 291.3%·자본잠식률 50.3%

뉴스1

최규남 제주항공 대표이사. 2015.1.26/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시도하는 제주항공이 상장 시기를 계속해서 번복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재무건전성 때문에 연내 상장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재무구조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면서도 연내 상장에 대해서는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정하고 오는 3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당초 올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했다가 올초 내부적인 사정으로 올 하반기로 상장 시기를 늦춘 바 있다. 최근에는 연내 상장이 불가능하면 내년에 상장해도 무관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날 최규남 제주항공 대표는 뉴스1 기자와 만나 "유가증권 시장 상장 시점을 급하게 잡지 않으려고 한다"며 "시장 상황을 보면서 가능하면 올해 3~4분기 중으로 하고, 올해 상장을 안하더라도 크게 조급할 재무적인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업계는 제주항공이 상장 시기를 번복하는 것에 대해 '재무건전성'을 이유로 들고 있다. 2009년 부채율 1804.8%를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에서 빠졌던 제주항공은 항공기 매각, 영업 수익 확대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해왔다. 지난해에는 상반기 기준으로 자본 546억원, 부채 1592억원 등으로 291.3%의 부채율을 기록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2005년 설립후 2010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총 753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며 "2011년 처음으로 1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2013년까지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누적적자가 수백억원에 달하고 있어 연내 상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뉴스1 © News1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Δ자기자본 300억원 이상 Δ상장주식수 100만주 이상 Δ최근 매출액 1000억원 이상 Δ최근 3년간 흑자 유지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제주항공은 자기자본 1100억원, 지난해 매출액 4323억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흑자 등 상장요건을 갖춘 상태다.

투자업계는 높은 자본잠식률도 제주항공이 상장 시기를 연기하는 또 다른 이유로 보고 있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서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듬해에도 자본잠식률이 50% 이내로 좁히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이 늘어나면서 IPO 흥행을 예상하는 측면도 있지만 여전히 결손금에 대한 부담이 높아 흥행을 보장할 수 없다"며 "상장 후 바로 관리종목에 지정되거나 자본잠식률을 낮추기 위해 유상증자를 시행해야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2008년 미결손처리금이 866억원을 넘어서며 자본잠식률이 108.6%까지 높아진 바 있다. 이후 유상증자, 수익성 강화 등을 통해 2013년 자본잠식률을 48.7%까지 낮췄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결손금이 약 550억원으로 늘어나고 자본잠식률도 50.3%를 넘어섰다.

최규남 대표는 "최근 금융당국은 자본잠식률보다는 회사의 성장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재무 구조면에서는 상장이나 IPO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지난해 8월 25일 비상장주식시장인 'K-OTC'에서 2395원에 거래를 시작해 약 6개월만에 1148.4% 증가한 2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우리사주 조합을 대상으로 1주당 신주발행가액 1만원에 40만주를 발행을 완료했다. 제주항공은 향후 IPO를 통해 투자금을 확보하고, 노선 확대 및 신규 서비스 도입으로 2020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 1500억원 등을 달성하는 방침이다.

rje312@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