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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종합]法 "방송연기자도 근로자…분리교섭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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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오제일 김난영 기자 = 방송연기자들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독자적인 단체교섭 자격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민중기)는 한국방송연기자노조(한연노)가 "분리교섭 자격을 인정해 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연기자도 연출감독이나 현장진행자의 개별적이고 직접적인 지시를 받아 연기한다"며 "연출감독이 대본연습 때부터 연기에 관여하는 점을 고려할 때 방송사의 구체적·개별적 지휘·감독을 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연기자들을 근로자로 볼 수 있는 만큼 한연노도 노조로 인정된다"며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할 자격도 있다"고 했다.

한연노는 방송인 4400여 명이 속한 방송인 중심 노조로 1988년 설립됐다.

2012년 KBS와 출연료 협상을 진행했지만, 중노위가 "연기자는 근로자가 아니다"는 취지로 단체교섭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결정을 내리자 이에 불복해 이 사건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연기자들이 ▲특정 방송국에 전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출연계약을 한 점 ▲근로소득세 징수 대상이 아닌 점 등을 고려해 근로자가 아닌 사업자라고 판단,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한연노는 이날 법원 판결을 "법률적으로 방송연기자가 근로자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입증한 중요한 사법적 판결"이라며 "재판부가 거대 방송권력의 횡포에 제동을 걸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수많은 비정규직 근로자와 고용 불안에 신음하는 우리 사회의 많은 근로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판결로써 의미가 크다"고 반겼다.

"지난 25여 년 동안 평화롭게 진행돼온 노사협상에 찬물을 끼얹고 아예 대면조차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준 KBS는 크게 각성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지난 2년 전에 했던 같은 얘기를 KBS에 하려고 한다. 더는 투쟁과 대결이 아니라 협력과 합리적인 교섭으로 이 교착된 위기 상황을 풀고 새로운 방송제작환경 개선을 위해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kafka@newsis.com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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