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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中 퍼스트레이디의 스마트폰, 성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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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의 아내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가수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영부인과는 이미지가 사뭇 다르다. 중국 내에서 인기가 높은 이 영부인이 얼마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멕시코 순방 중 애플 아이폰5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중국 네티즌이 비난의 화살을 쏟아낸 것.

전자신문

화들짝 놀란 퍼스트레이디는 곧바로 스마트폰을 바꿨다. 그녀가 선택한 스마트폰은 ZTE의 누비아(Nubia) 시리즈. 그녀가 이 모델을 선택하자 중국 전자제품 인터넷 판매 사이트인 징둥상청(京東商城)에서 전날보다 곱절이나 제품이 더 팔렸다고 한다. 졸지에 스마트폰 애국 열사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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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제조사 가운데 굳이 ZTE를 고른 이유야 알 수 없다. 하지만 짐작은 할 수 있다. 그만큼 오랫동안 중국 이미지, 그 중에서도 서민적인 느낌이 강한 한마디로 무난한 제품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구설수에 올랐던 퍼스트레이디에겐 안성맞춤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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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TE(Zhongzing Telecom Equipment)는 우리말로 중싱통신유한공사다. 1985년 중국 항공우주부 소속 국유기업으로 출발, 국내 시장에 자급제폰과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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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2013년 기준 752억 위안, 한화 13조 5,000억 원대 매출과 13억 6,000만 위안 순이익을 낸 전통의 강호다. 통신 장비만 보면 에릭슨과 화웨이, 알카델-루슨트, 노키아지멘스네트워크에 이은 세계 5대 기업에 들어간다. 물론 샤오미 같은 벤처기업과 견주면 노쇠했고 화웨이나 레노버와 비교하면 밀리는 상대적으론 조금 어중간한 위치에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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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비아 시리즈는 이런 ZTE가 마음먹고 솜씨를 발휘한 고급 라인업이다. ZTE에겐 에쿠스요 렉서스인 셈이다. 누비아 Z7 맥스(Nubia Z7 Max)는 이 중에서도 고급 라인업에 속하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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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양 높은 고성능 제품=이 제품은 ZTE가 함께 발표한 Z7, Z7 맥스, Z7 미니 중 중간 모델이다. 최상위 기종인 Z7과 견주면 해상도나 램, 오디오 정도만 조금 떨어지지만 가격은 거의 절반 수준이다. Z7의 공식 가격은 3,456위안인데 Z7 맥스는 1,999위안에 불과하다. 당연히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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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는 고급스럽지만 단출하다. 제품은 일체형이지만 뒤쪽 판은 분리된다. 메모리 슬롯과 유심은 뒤쪽 판을 열어서 끼울 수 있지만 배터리는 일체형. 용량은 3,100mAh로 상당히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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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비아 시리즈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붉은 홈키다. 태양을 모티브 삼아 화면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지금까지 본 잠금 화면 가운데 가장 개성 있고 멋진 화면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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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을 사도 괜찮을 이유는 많다. 4G 듀얼 슬롯을 들 수 있다. 통신 환경이 다른 외국 여행을 하면 보통 유심을 새로 장만하거나 로밍 혹은 잠시 폰을 임대해야 한다. 불편하거나 비용이 만만찮은 게 문제다. 이런 통신 환경에 맞춰 유심을 2개 꽂아 쓰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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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듀얼 유심을 지원한다. 한국이든 해외든 가리지 않고 쓸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2개 슬롯 모두 4G LTE를 지원한다. 마이크로유심 2개가 들어가고 모두 LTE를 쓸 수 있으면 그만큼 유용하지만 정작 이런 스마트폰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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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일체형이지만 메모리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통 아이폰 영향을 받은 고급 모델은 배터리는 물론 외장 메모리 슬롯도 없는 게 많다. 하지만 이 제품은 일체형 배터리를 썼지만 메모리 슬롯은 따로 갖췄다. 내장 저장 공간 역시 32GB로 부족하지 않지만 외장 메모리 슬롯까지 곁들인 것. 심지어 상위 기종인 Z7에도 메모리 슬롯은 없다. 만일 메모리 슬롯과 분리형 배터리 중 어떤 걸 선택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개인적으론 기꺼이 메모리 슬롯을 택하겠다.

세 번째 이유는 오포(Oppo)의 원플러스원과는 또 다른 디스플레다. 원플러스원이 훌륭한 제품이지만 많은 소비자가 화면 아래쪽에 나타나는 노란 띠(Yellow Band)로 고민을 한다. 터치 불량도 자주 호소한다. 상대적으로 Z7 맥스는 상당히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준다.

네 번째 이유는 나름 다양한 롬, 펌웨어다. 인기가 높을수록 롬은 늘어난다. 물론 오래되고 레퍼런스 같은 모델이라면 더 쓸만한 롬이 많다. 하지만 이 제품은 비교적 최신 제품임에도 상당히 롬이 괜찮다. 거의 모든 롬이 한국어를 기본 지원한다는 점도 반가운 일이다.

다섯 번째 이유는 뛰어난 가격대비 성능이다. 40만원 정도로 살 수 있는 중국 스마트폰, 간단하게 원플러스원과 비교하면 16GB 모델과 이 제품 가격이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Z7 맥스는 내장 메모리가 많고 더 늘릴 수도 있다. 샤오미는 아직 3G에 머물고 있어 비교하기 어렵다. 여섯 번째는 디스플레이로 오포의 파인드7(Find7)에 쓰인 LCD와 같다.

물론 이 제품을 사면 불편할 이유도 몇 가지 있다. 먼저 스냅드래곤 801이다. WQHD 해상도에 스냅드래곤 801을 조합하면 AP의 그래픽 성능이 고성능 그래픽을 처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한다. 이 정도 해상도를 해결하려면 상위 모델인 스냅드래곤 805 정도를 달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 점에 민감하다면 권하지 않을 제품이다.

다음은 완벽하지 않은 한글 운영체제다. 최근 써본 중국 스마트폰 중 가장 완벽하게 한글화가 됐다고 보여진 건 CM11을 쓴 원플러스원이었다. 에이수스 젠폰 역시 무난한 수준이다. 이 제품 역시 CM11을 쓰면 상당히 괜찮은 한글화 수준을 나타낸다.

하지만 Z7 맥스의 공식 UI는 누비아라는 것인데 상당히 iOS스러운 UI를 갖췄다. 아름답고 속도도 괜찮고 쓰기도 편하다. 언뜻 보면 공식적으로 한글도 지원해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보면 어김없이 영어와 한자가 쏟아진다. 앞으로 더 많은 부분을 한글화할 필요가 있다.

이 제품의 성능은 상당하다. 벤치마크 점수가 전부는 아니지만 성능은 정말 경악스러울 정도다. 카메라는 1,300만 화소인데 무난하다. 전체적으론 조금 색이 왜곡되는 느낌. 화소 수는 높지만 장점을 최대한 살리지 못한 느낌.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적 요소가 더 작용하는 부분인 만큼 앞으로 발전 여지는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물론 제품 구입 전 이 제품과 Z7 미니 사이에서 조금 망설였다. 액정 크기 차이가 있지만 어찌 보면 Z7 미니가 이른바 가성비는 더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김영로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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