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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미생’에 공감하고 ‘삼시세끼’로 힐링했나요 [이꽃들의 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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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tvN 드라마 '미생',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사진=CJ E&M)


화려한 스펙의 훌륭한 비주얼을 갖춘 탤런트 이서진과 2PM 옥택연이 파스타나 스테이크가 아닌 시골집에서 푸성귀를 다듬고, 수수밭을 일구고 맷돌에 커피콩을 갈아 마시는 모습은 시청자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나영석표 예능의 진가와 흥행성을 입증한 tvN 예능프로그램‘삼시세끼’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인식 전환도 물론 프로그램이 주는 휴머니즘적 메시지지만, 이보다 최지우, 고아라, 이승기 등 시골 환경에서 적응해나가며 꾸미지 않은 매력을 엿보이는 스타들의 모습에서 시청자는 폭발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흔히 접할 수 없는 이들 스타의 ‘삼시세끼’ 속 망가지기까지 하는 털털한 모습과 대중매체와 연예기획사가 정교하게 구축한 이미지에서의 일탈이라고 까지 할수 있는 꾸밈없는 일상적 모습은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작법을 통해 사실감을 위시한 분위기를 연출함과 동시에, 평소 모습에 대한 이미지 재편을 구축하며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처럼 신비한 스타가 아닌 사람 냄새나는 얼굴에 판타지로 감칠맛을 더한 콘텐츠는 시청자의 열광적인 환호를 이끌어냈다.

올 하반기 대중문화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tvN 드라마 ‘미생’도 마찬가지다. 마지막회 시청률 8.4%로 정점을 찍은 ‘미생’은 직장인뿐 아니라, 전 시청층의 폭넓은 공감대를 자아냈다.

대기업 직장인의 고충과 애환을 배경으로 한 ‘미생’은 어려운 장애에 봉착하면서도 직장이나 일의 문제에 대해 앞으로 나아가려는 인물들의 열정과 열기, 그리고 이들에 대한 의미부여와 연민이 드라마 전개의 원동력이었다. 이는 샐러리맨만이 아닌 여러 직업군, 다양한 세대의 시청자의 공감 폭을 넓힌 것에 더 나아가 판타지적 만족도를 높였다.

공감과 위로가 어느해보다 목마른 올 한해였다. 손도 쓰지 못한 억울한 일이 넘쳐났고, 갑들의 횡포가 만연했다. 소리도 못 내고 스러져 간 생명들과 숨은 내쉬되 산 것 같지 않게 존엄성을 짓밟히는 을들의 아우성도 곳곳에서 들려왔다. 뉴스를 틀면 막장 드라마보다 더한 냉혹한 현실이 눈과 귀를 괴롭혔다. 그래서 더더욱 시청자는 휴머니즘과 판타지가 적절히 가미된 드라마 ‘미생’에 열광하고, ‘삼시세끼’를 통해 만족했다.

“‘그래도 살만한 인생’이란 포스터 카피는 제가 하지 말자고 했었어요. 제가 하려고 하는 드라마랑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었죠. 그래도 살아야 하는 인생이 아닐까요. ‘이 사람들도 이렇게 힘들게 살아간다. 힘들지?’라는 자세 말예요.”

‘미생’ 김원석 PD의 언급처럼 일상에 밀착한 휴머니즘과 판타지가 공감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이 가운데 무엇보다 섣불리 위로나 힐링을 앞세우지 않은 태도는 바람직한 일이었다. 그만큼 드라마 밖 현실은 끝없이 고단한 생업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전쟁터, 밖은 지옥’이란 ‘미생’ 대사처럼.

[이투데이/이꽃들 기자(flowersle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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