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6 (화)

"IS, 야지디족 여성 최대 수천명 성노예 삼아"

댓글 5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 타임스, 탈출 여성 인터뷰…"금세기 최악 사례"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피랍, 성노예가 된 이라크 소수민족 여성이 최대 수천 명에 달해 금세기 최대 규모의 노예화 사례로 기록됐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IS는 지난 5개월 동안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으로 추산되는 야지디족 여성을 납치해 나이, 혼인 여부, 교육수준에 따라 분류한 뒤 노예로 팔거나 공을 세운 IS 대원들에게 보상으로 줬다.

피랍 여성들은 성노예로서 IS가 운영하는 시장에서 공개적으로 거래됐고 IS는 대원들을 위해 '첩'과 할 수 있는 행동과 '첩'이 말을 듣지 않을 때의 처벌 방법을 담은 안내서도 펴냈다.

심지어 IS는 사춘기에 이르지도 않은 어린 소녀와의 성관계도 특정한 상황에서 허용하기도 했다.

IS의 손아귀에 잡혔다가 탈출한 한 19세 야지디족 소녀는 지난주 더 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성노예로 '간택'된 이후의 끔찍한 삶을 증언했다.

가족이 피해를 보는 것을 막고자 '소녀 B'로만 지칭된 이 소녀의 고통은 8월 초 시작됐다.

당시 소녀 B와 부모, 11세·14세 여동생 등 형제·자매 7명은 이들이 살던 이라크 북부 자발 신자르 남쪽 마을에 IS가 들이닥치자 피난을 떠났다.

하지만 이들은 차를 타고 산속 피난처까지 도망치는 도중에 IS 대원들에게 붙잡혔다. 소녀 B는 자신들을 붙잡은 IS 대원들이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IS 대원이 된 사람들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IS 대원 중에는 우리 지역 주민인 정비공 한 명도 있었다"며 "수니파 남성들은 IS가 우리 지역 가까이에 진출했다는 눈치를 채자 바로 IS가 돼 이들에게 따로 IS에 가세할 것인지 물어본 사람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소녀 B는 IS가 점령한 신자르의 한 정부 건물에서 다른 곳에서 잡혀온 야지디족 수백 명과 함께 물건처럼 분류되던 순간도 증언했다.

그는 "IS가 우리의 이름과 나이를 적어가더니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고 명령했다"며 "먼저 남자와 여자를 나눴고 이후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젊은 여성을 골라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에게는 특별히 선택된 마지막 그룹에 가라고 했다"며 "당시 그게 어떤 의미인지 몰랐지만 이를 알던 어머니는 비명을 지르며 IS 대원에 자비를 구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소녀 B와 14세 여동생은 결국 가축처럼 끌려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수십 대의 트럭 가운데 한 대에 실렸다. 그렇게 이 자매가 끌려간 곳은 IS가 6월 점령한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이었다.

소녀 B 자매는 다른 수백 명의 피랍 여성들과 함께 모술의 '은하수 전당'이라는 시설에 갇혀 한 차례 더 분류 과정을 거쳤다. 이곳의 IS 대원들은 붙잡혀온 야지디족 여성에게 추가 질문과 함께 교육 수준을 구체적으로 물었다.

계속된 분류 끝에 소녀 B는 다른 100여 명의 야지디족 소녀들과 한 IS의 지도자 소유의 집으로 끌려갔다. 그는 "그곳에서 한 줄로 서 있는 우리를 IS 지휘관들이 살폈다"며 "그들은 결국 우리를 샀고 돈이 오가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소녀 B를 사간 40대 남성 IS 지휘관은 놀랍게도 예전에 그의 언니에게 치과 치료를 해줬던 사람이었다.

소녀 B는 "그가 때때로 내 이름을 부르며 나와 이성적으로 대화하기도 했지만 한 번은 내 목구멍까지 손을 넣어 나를 질식시키려 하기도 했다"고 끔찍했던 노예생활을 증언했다.

소녀 B의 인터뷰가 여기까지 이어졌을 때 그는 더 이상의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이후 인터뷰에 배석했던 야지디족 의료인은 소녀 B 자매가 3명의 IS 대원에게 반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한편, 야지디족 성노예를 구매하는 IS 대원 가운데는 이슬람으로 개종한 백인 남성들도 있다고 전 야지디 의원인 아메나 사이드가 전했다.

그는 "IS에 가세한 호주인 형제가 야지디족 여성을 노예로 사 성폭행했다는 탈출 여성의 증언을 들었다"며 "이들은 아랍계가 아닌 하얀 피부에 금발을 가진 남성"이라고 덧붙였다.

jylee24@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