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한국고전번역원 '청사 건립' 50년 숙원 푼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회서 예산 통과…서울 진관동에 2017년 완공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지난 50년간 한문고전 번역과 보급에 핵심 역할을 담당해 온 한국고전번역원이 청사 신축이라는 숙원을 마침내 풀게 됐다.

한국고전번역원은 그간 추진해 온 청사 신축사업 1차년도 예산 16억원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내년부터 사업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번역원은 1965년 민간단체 민족문화추진회로 출발한 이래 서울 종로구 세종로, 당주동, 동대문구 청량리동, 종로구 사직동 등을 전전하다 1986년 종로구 구기동의 지상 5층짜리 건물을 처음으로 매입, 지금까지 본부 청사로 쓰고 있다.

그러나 구기동 청사는 1970년 지어진 건물이어서 유지보수가 한계에 다다른 데다 화재 우려가 크고, 누전으로 서버가 불통되는 일도 자주 일어나는 탓에 중요 자료를 안전하게 관리하기에 부적합한 공간이라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아울러 공간 부족으로 조선왕조실록팀·특수고전실·성과평가실·고전번역교육원·도서보관실은 각기 다른 곳에 떨어진 건물 4곳을 임차해 쓰고 있다. 이 때문에 임차료 부담이 발생하고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로 꼽혀 왔다.

번역원 관계자는 "최근 조선왕실 의궤 등 문화재 환수, 한학에서 한글로 세대교체 등 사회적 변화로 고전 번역사업 수요가 늘고 있지만 시설 기반이 미비해 번역원이 위상에 걸맞은 몫을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신청사는 서울 은평경찰서 앞 은평구 진관동 163-5번지 SH공사 부지 2천975㎡에 건립된다. 연면적은 기존 구기동 청사와 임차공간을 모두 합한 3천845㎡보다 약 40%(1천560㎡) 늘어난 5천405㎡다. 기존 청사는 교육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번역원은 애초 서울 성북구와 공동으로 동소문동에 청사를 건립하려 했으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차질이 생겨 진관동으로 예정부지를 변경했다.

내년 토지매입과 설계를 거쳐 2016년 공사에 착수, 이르면 2017년 상반기 완공하고 청사를 이전할 수 있을 것으로 번역원은 전망했다. 총 사업비는 197억원이다.

번역원은 청사가 완공되면 고전 번역·인력 양성기관으로서 위상에 걸맞은 시설이 확보돼 본연 기능은 물론 대국민 서비스 수준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완공 이후에는 신청사 주변 한옥마을과 은평뉴타운 등에 사는 은퇴 지식인들을 대상으로 고전 읽기 등 인문학 교육을 진행, 이후 그들이 인근 학교에서 '재능 기부' 성격의 강의를 진행하게 함으로써 '지식의 선순환'을 꾀할 계획이다.

아울러 도서관과 세미나실 등 자체 시설을 개방, 인근 주민의 자녀들에게 다양한 방향으로 학습 동기를 부여할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번역원 관계자는 "고전 번역이 문화 영역에서 차지하는 중요도를 고려하면 신청사 건립이라는 숙원사업이 이제라도 이뤄져 다행"이라며 "진관동 신청사는 고전과 전통이 어우러지는 서울 강북지역의 '인문학 메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uls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