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 위기 오나…월가는 '우려반 기대반'

국제 유가 하락과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말미암아 러시아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국제 금융계는 러시아의 경제위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금리 인상, 은행자본 확충 등 비상수단을 동원한 데 따라 루블화의 추락은 잠시 멈춘 모양새지만,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어 위기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항공사인 트란스아에로는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빚 부담을 견디지 못해 정부와 채권단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러시아의 타스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 항공사는 지난달 말까지 항공 연료 공급업체에 지급해야 할 6천70만 달러의 빚을 갚지 못했습니다.

러시아 교통부는 트란스아에로가 러시아 민간항공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온 점을 들어 운항 취소 사태를 막으려고 자금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트란스아에로의 상황이 악화한 것은 루블화의 가치 하락과 직결되는데, 루블화의 가치 하락은 트란스아에로처럼 경영난이 가중될 기업들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를 포함한 국제 금융계는 러시아 금융위기 가능성과 관련해 엇갈린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금융그룹인 UBS는 러시아의 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 러시아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지만, 러시아 금융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유가가 진정되면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대외부채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들어 위기 가능성을 작게 보는 시각인데, 실제로 러시아의 외화보유액은 4천억 달러를 넘는 데 비해 1년 내에 갚아야 할 대외부채는 1천억 달러 수준입니다.

그러나 바클레이즈는 제한적인 자본통제를 포함한 추가조치가 나와야만 시장의 불안 심리를 진정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며, 크레딧 스위스도 러시아 주식에 대한 투자 축소를 권고하는 등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또 은행이나 기업의 외화 차입규모가 6천억 달러를 넘는다는 점도 불안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최효안 기자 hyo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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