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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올해 총 47회 삼성사장단회의 주제 분석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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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올해 삼성그룹 수요사장단회의 주제로 본 재계 화두는 ‘혁신’과 ‘리더십’이었다. 지난해 인문학과 정치·외교 분야 비중이 컸던 것과 비교하면 심각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2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오는 24일 수요사장단회의에서는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유교, 잊힌 삶의 술’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올 들어 47번째로, 마지막 강의인 동시에 4번째 인문학 강연이다. 지난해에는 17차례의 인문학 강연이 삼성그룹 수요사장단회의에 등장했다.

지난해 45회 사장단회의 중 11회에 불과했던 경영학 강의는 올해 47회 회의 중 24차례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 초 김형철 연세대학교 교수의 ‘변화와 혁신의 리더십’을 주제로 한 경영 관련 강의를 시작으로 2월 장세진 카이스트 교수의 ‘다시 전략이다’, 4월 김근배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의 ‘콘셉트를 이끄는 경영’, 7월 이호욱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의 ‘선도기업의 딜레마와 극복 전략’, 11월 최종학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의 ‘숫자로 경영하라’에 이어 12월 강성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의 ‘스타인재 영입과 육성전략’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특히 허태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를 초빙했을 때도 인문학보다는 ‘리더가 꼭 알아야 할 착각의 진실’과 같은 경영학에 접목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했다.

경영 관련 강의 중에서도 리더십과 함께 혁신에 대한 주제가 다수를 차지했다.

올해 초 이건희 회장이 ‘마하경영’을 화두로 내세운 것도 혁신에 주목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지난 4월 에린 조 파슨스디자인스쿨 교수를 초청한 자리에서 ‘혁신을 디자인하라’는 주제로 강의를 들었다.

미래의 먹거리를 찾기 위한 기술 관련 강의도 적지 않았다. 6월 이희석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의 ‘IT 기반의 지속성장 모델’, 7월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의 ‘사물인터넷 시대의 NEXT 10년을 준비하라’, 12월 박태현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의 ‘영화 속 미래기술과 창조’ 등을 꼽을 수 있다. 심지어 복거일 소설가에게 ‘최신 인공지능 트렌드’에 대해서 강의를 듣고, 이용우 국토연구원 기획경영부장에게서는 ‘주거의 미래와 경영’에 대해 배웠다.

지난해 17회에 걸쳐 진행됐던 인문학 관련 강의는 전원책 자유경제원장의 ‘아날로그와 인간적 감성의 필요성’, 우정아 포스텍 교수의 ‘세상을 바꾼 그림 이야기’,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사람과 삶’,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 교수의 ‘21세기 중동과 이슬람 문명’ 4차례가 전부였다.

지난해에는 인문학 17회를 비롯해 정치와 외교, 국제 정세 등에 대한 강의가 9차례 있었고 사장단의 건강 관리를 위한 강의도 두 번이나 이뤄졌다. 정치·외교 관련 주제의 사장단회의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시의성을 반영한 주제가 선택됐다.

삼성그룹 수요사장단회의는 고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부터 시작된 전통이다. 사장단회의가 의사 결정이나 경영 현안과 무관하다고는 하지만 삼성이 처한 현실을 상당히 반영하고 있어 재계 트렌드의 가늠자로 통한다.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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