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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배우 졸리 정계진출 시사…미 연예인 정치도전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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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할리우드의 특급 여배우인 앤젤리나 졸리(39)가 정계 진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국 연예인의 정치 도전사가 주목을 받는다.

배우, 영화감독, 인도주의자, 유엔난민기구(UNHCR) 특별대사로서 활발하게 사회 활동 중인 졸리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의 유명앵커 톰 브로코와의 인터뷰에서 정계 진출 가능성을 거론해 시선을 끌었다.

그는 "지금은 그럴 상황도 아니고 내가 정치인이 된다는 것을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내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면 정계 진출을 고려해보겠다"며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졸리는 이에 앞서 잡지 '배너티 페어' 12월호, 영국 ITV와의 인터뷰에서도 뭔가 진정한 차이를 만들 수 있다면 공직에 진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21일(현지시간) 주말판 기사에서 각계 전문가의 의견과 그간 사례를 종합해 졸리 등 연예인의 정계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신문은 직무 능력보다 잦은 미디어 노출로 이미 연예인과 비슷한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각인시킨 정치인이 적지 않기 때문에 졸리가 정계에 진출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지명도 높은' 연예인이라는 이점을 누릴 수 없다고 분석했다.

또 졸리가 자유분방한 민주당 성향인 데 반해 그간 정치인으로 성공한 미국 연예인은 대부분 공화당 성향이었다는 사실이 그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예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인물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다.

할리우드 B급 영화에 주로 출연한 레이건 전 대통령은 공화당 간판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거쳐 대통령에 올라 미국 일극 체제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재임 시절 경제 실패에도 무력으로 미국의 힘을 전 세계에 과시한 덕분에 보수주의 상징으로 꼽힌다.

배우이자 변호사로 9년간 테네시 주 연방상원의원을 지낸 프레드 톰슨, 팝 가수 겸 코미디언으로 가수 셰어와 세기의 커플을 이룬 뒤 팜 스프링스 시장을 거쳐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소니 보노, 배우 출신 연방하원의원 프레드 그랜디, 액션 배우로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오른 아널드 슈워제네거, 배우이자 명감독으로 카멜 시장에 선출된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 모두 공화당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했다.

민주당 간판으로 나선 연예인은 앨 프랭큰 현 연방 상원의원(미네소타)과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의 스타로 올해 중간 선거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한 클레이 에이켄 정도다.

민주당 성향인 미녀 배우 애슐리 저드는 지난달 중간 선거 때 고향 켄터키 주에서 다음 회기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로 내정된 미치 매코널 현 상원의원과 격돌하려다가 뜻을 접었다.

그밖에 조지 클루니, 벤 애플렉, 알렉 볼드윈, 전직 배우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정치인으로 경력을 쌓은 칼 펜, 액션 배우 스티븐 시걸 등이 당사자의 부인에도 정계 진출 가능성이 큰 연예인으로 꼽힌다.

대통령 역사학자인 더글러스 브링클리는 "과거 할리우드는 약물이 판치고 미군을 깔보는 등 지나치게 자유적이었지만 지금 모든 게 변했다"며 "그간 현명하게 쌓아온 이력을 볼 때 졸리가 언젠가 캘리포니아 주를 대표할 연방상원의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할리우드 전문가인 하워드 브래그먼은 "연예인은 좋은 '치어리더'일 뿐 좋은 공직자가 될 수 없다"며 "정치인으로서 직면할 엄청난 수입 감소, 보여줘야 할 일정 수준의 정책 검토 능력 등은 그들이 화를 낼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 전문가도 "연예인들은 자신의 명성을 과신하는 경향이 짙다"며 "그들은 스스로 정치인으로서 자질이 있다고 믿지만 과거 사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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