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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美전문가 "오바마의 대북응징, 北언론매체 연결망 교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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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북한의 사이버공격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상응한 조치’는 북한의 언론매체 연결망을 교란하는 컴퓨터 정보전이 될 수 있다고 미국의 보안전문가가 예측했다.

뉴욕타임스가 21일 A섹션 1면에 오바마 대통령이 ‘상응하는 조치(proportional response)를 다짐한 것과 관련, 미국의 다양한 옵션을 전망하는 기사를 실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8일 백악관 상황실에서는 북한의 소니픽처스에 대한 사이버공격과 관련한 대응조치가 협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는 “이날 회의에서 사이버 대응공격과 대북 경제제재조치를 비롯, 한국이 종종 시도하는 북한 주민에 대한 ‘정보 작전’도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타임스는 “우선 국가안전국(NSA)을 지휘하는 4성장군 관할 사이버사령부의 대북 공격 옵션이 거론되고 있지만 북한의 컴퓨터 네트워크 서버를 목표로 한 사이버상의 ‘타격 시범(demonstration strike)’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이 사이버공격에 응답할 준비가 되었다고 했지만 즉각적인 대응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사이버 공격은 아주 복잡하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직 NSA 전문가인 오렌 팰코위츠의 분석을 전했다.

캘리포니아의 멘로팍에서 보안회사 ‘에어리어 원’을 운영하는 팰코위츠는 “사이버 공격은 계획 수립에만 수백일이 걸린다. 사람들은 빨리 움직이길 바라지만 그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기울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네트워크 인프라는 글로벌 인터넷망과 거의 연결이 돼 있지 않아 공격의 어려움이 더욱 증대된다는 것이다.

과거 대통령직속 사이버보안위원회에 몸 담았던 또다른 전문가 톰 켈러맨은 “북한의 해킹 실행 컴퓨터를 교란하는 이른바 ‘해크 백(hack back)’이 한가지 옵션이 될 수 있지만 상대 시스템을 파괴하는 동시에 미국의 공격 수단도 상실되는 ‘스와프아웃(swap out)’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켈러맨은 ‘컴퓨터 정보전’을 유력한 대응조치로 예견했다. 북한이 내부 체제선전에 활용하는 컴퓨터망과 라디오 시스템 연결망을 교란하는 것이 가장 두려운 공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북한의 영변 핵시설도 잠재적인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올림픽 게임’이라는 암호로 불린 이란의 핵 시설 공격작전보다 더 힘든 목표물로 평가되고 있다.

추가적인 금융 제재방안도 쉽지 않은 문제다. 이미 북한은 그 어떤 나라보다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향후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의 도움을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한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해선 중국의 협조가 긴요하다. 북한은 사실상 모든 통신망이 중국의 네트워크를 통하고 있기때문”이라고 전했다.

타임스는 그러나 지난 5월 미국기업 정보를 빼간 중국의 해커들을 기소한 것과 관련, 양국간에 조성된 긴장으로 인해 중국이 협조에 응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미국으로선 금융시장 연결망 등 북한보다 더 취약한 목표물이 많은 상황이다. “우리는 거대한 유리 집에 살고 있다”고 토로한 고위관계자의 말도 이같은 우려를 반영한다.

소니의 컴퓨터망에 대한 공격은 중국을 통해 싱가포르와 태국, 볼리비아에 있는 서버들에 의해 실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타임스는 “중국을 제외한 나라들은 해커들의 연결망을 차단했지만 문제는 중국”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수년간 미국과 중국은 사이버공간의 ‘교통 규칙’ 설정을 위해 조심스럽게 논의해 왔다. 부시 정부때 핵물질 등을 차단하기 위해 ‘대량살상무기방지확산구상(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을 동원한 것과 유사한 사이버상의 방지책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rob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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