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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미끄럼틀 타고 퇴근?…中 샤오미 사무실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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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출퇴근 시간·복장 규정 따로없다…"자유로움에서 혁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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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하이덴구에 위치한 샤오미 신규 사무실 전경. 최근 본사 직원수가 7000명 가까이 육박하면서 새로 임대한 건물이다. 1층에 샤오미 체험관이 함께 있다./사진=성연광 기자.


"계단 대신 미끄럼틀", "회의실 대신 카페" "공지판 대신 낙서장"

중국 베이징 하이덴구에 위치한 중찬빌딩. 이곳은 샤오미의 신규 사무실이다. 설립 초창기 14명에 불과했던 샤오미 전체 직원수가 3년 만에 7000명을 늘면서 새롭게 임대했다. 본사 건물로부터는 불과 500m 남짓 떨어져 있다.

19일 기자가 이곳 건물로 들어서자 중앙계단 옆쪽과 2층 복도와 연결된 미끄럼틀이 한눈에 들어왔다.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풀거나 마음 내킬 때 계단 대신 한번씩 타고 내려올 수 있는 일종의 ‘펀(Fun) 통로’다. 안내 데스크 옆쪽의 회의공간들. 이곳은 마치 분위기 좋은 오두막 카페를 연상시킨다. 본사 로비 한 켠에는 예쁘게 장식된 강아지 집도 있다. 실제 강아지도 살고 있다. 얼마 전 유기된 강아지를 직원들이 데려다 키우고 있다. 2층 사무실 복도에서는 오전 업무시간임에도 5~6명의 직원들이 탁구를 즐기고 있다. 마치 사무실이 아닌 테마 커피숍을 찾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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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본사 2층과 연결된 미끄럼틀. 샤오미 창업자 중 한명인 리완치앙 부사장이 직접 꾸민 공간이다. 놀이동산의 미끄럼틀처럼 스릴감이 느껴진다. /사진=성연광 기자.


◇샤오미 3無 '출근도장', '복장규정' '성과관리'=2000여명의 샤오미 직원들이 근무하는 이곳 사무실 경관은 샤오미 창업자 중 한명인 리완치앙 부사장이 직접 챙겼다고 한다. 직원들의 업무 공간도 제각각 개성이 넘친다. 리 부사장이 전 직원들이 자신만의 사무공간을 꾸미도록 한 명당 100위안씩 지급했다는 귀띔이다. 사무실 외벽에 붙은 회사 공지판은 빽빽한 일정 대신 만화 캐릭터들이 채워져 있다.

조직문화도 자유롭다. 샤오미에서는 엄격한 출퇴근 관리나 복장 규정이 따로 없다. 직급체제도 단순하다. CEO 밑에 각 팀장과 엔지니어가 있을 뿐 나머지는 직급이 없다. 리레이 샤오미 홍보담당 수석 매니저는 "기계적인 규정에서 벗어날 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창업자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직원 누구나 레이쥔 회장에게 메일이나 메시지로 직접 소통할 정도로 수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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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본사 업무공간 전경.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온 사무실이 트리 등으로 장식돼 있다./사진제공=성연광 기자.


흔한 성과관리 지표도 없다. 대신 성과에 따른 다양한 보상 프로그램은 적지않다. 엔지니어들에게 주는 '팝콘상'이 대표적이다. 샤오미는 매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단행한다. 여기에 참여한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샤오미 팬들이 투표해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우수 직원에게 부여되는 상이다. 샤오미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가장 큰 영예로 통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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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본사 벽면에 자리잡은 공지판. 다양한 만화 캐릭터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다. /사진=성연광 기자.


◇샤오미 돌풍, 숨은 비결 3選=첫 스마트폰이 출시된 지 2년6개월 만에 세계 3위 스마트폰 기업으로 도약한데는 샤오미 만의 혁신전략이 곳곳에 숨어 있다. 샤오미는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유일한 휴대폰 제조사다. 매스미디어 광고도 없다. 오로지 인터넷으로만 판매되고, SNS로 홍보된다. 레이쥔 회장은 "스마트폰 동급기준 판매가격을 경쟁사의 절반 정도 싸게 내놓을 수 있는 것도 이같은 운영방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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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안내 데스크 옆에 붙어있는 회의공간. 마치 오두막 카페를 연상시킨다. /사진=성연광 기자


자체 개발한 ‘미유아이(MIUI)’ 플랫폼도 샤오미의 자랑이다. 올해 전체 누적 판매 목표가 6000만대지만 이미 사용자수는 8500만명을 넘어섰다. 미유아이 이용자 중 타사 안드로이드 사용자 수도 꽤 있다는 얘기다. 꾸준한 기능 개선을 위해 매주 거르지 않고 SW가 업데이트되는데, 이 때 온라인을 통해 제안된 소비자들의 의견들도 적극 반영된다. 이용자들과 함께 만드는 SW 시스템인 셈이다. 휴대폰을 판다기 보다는 참여감을 판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미펀(Mi-Fan)이란 샤오미 팬클럽까지 생겼다. 궁극적으로 샤오미가 지향하는 수익모델은 인터넷 서비스다. 자체 개발한 ‘미유아이’로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한 뒤 이에 기반한 콘텐츠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도"샤오미를 단순 하드웨어 제조사로 보지 말 것"을 여러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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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신규 사무실 1층에 위치한 샤오미 제품 체험관. 중국 전역에 이같은 체험관이 19곳에 달한다. 하지만 샤오미 제품은 체험만 할 수 있다. '미토끼' 등 악세서리나 팬시 제품은 구입할 수 있다. /사진=성연광 기자.


무풍 질주를 거듭하던 샤오미에게도 아킬레스건이 있다. 초창기부터 샤오미를 괴롭혀왔던 ‘카피캣’ 논란이 그것이다. 작년만 해도 ‘짝퉁 애플’이란 조롱을 받는데 그쳤던 반면, 단숨에 세계 서열 3위 반열에 올라서자 경쟁사들의 견제도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인도 시장에서 특허침해 건으로 판매금지 조치를 당했던 게 그 서막이다. 리레이 매니저는 "글로벌화를 위해 한번 거쳐야만 될 성인식으로 본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베이징(중국)=성연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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