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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500만 달러’ 강정호-넥센, 포스팅 윈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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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태우 기자]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타진했던 강정호(27, 넥센)가 가장 중요한 관문을 통과했다. 더 많은 금액이 나왔다면 좋았겠지만 넥센과 강정호 모두 그럭저럭 좋은 조건에서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팅 윈윈’에 이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넥센은 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강정호 포스팅의 최고 입찰액을 전달받았다. 500만2015달러였다. 오전 9시경 입찰액을 전달받은 넥센은 불필요한 잡음을 줄이고자 오후 1시 강정호의 포스팅 수용 여부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강정호 또한 구단에 감사하며 MLB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예상보다 적은 금액일 수도 있다. 현지에서는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이 1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500만 달러도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는 역대 2위의 포스팅 금액(1위 2010년 니시오카 쓰요시)이다. MLB에서 아시아 출신 내야수들의 평가가 크게 떨어져 있음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에 넥센도 김광현 양현종의 포스팅 실패 상황을 보면서 최악의 시나리오 또한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전트 측에서 활발한 홍보전을 펼치고 있었고 나름대로의 자신감도 있었지만 두 선수의 냉정한 평가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비껴갔고 넥센은 강정호의 포스팅을 수용하며 길을 열어줬다.

포스팅 절차는 선수만 원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구단이 가부 여부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 즉 구단도 어느 정도 만족을 해야 좋은 방향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포스팅 금액을 안겨다 주고 떠난 류현진(27, LA 다저스)의 사례가 그렇다. 그렇다면 강정호도 또 하나의 ‘윈-윈’ 사례로 남을 수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그런 가능성이 보인다.

포스팅 금액이 500만 달러라는 것은 연봉 협상에서도 헐값 제시를 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입찰 승리팀의 재정 상황을 봐야 하겠지만 니시오카 등 다른 선수들의 사례를 볼 때 3년 1000만 달러 근방의 금액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옵션이 붙고, 계약 기간이 늘어난다면 더 큰 규모의 계약을 따낼 수 있다. 실제 니시오카는 미네소타라는 스몰마켓팀에서 3년 925만 달러의 계약을 받았다.

이 정도 액수라면 강정호를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과 크게 다름이 없다. 강정호의 적응 여부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 적응에 필요한 기회 자체는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이전트의 협상력에 따라 안전장치를 덧붙인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MLB에 연착륙 할 정도의 조건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넥센도 최악의 사태는 넘겼다. 구단이 생각했던 최소한의 포스팅 금액은 나왔기 때문이다. 500만 달러라는 금액은 결코 적은 돈은 아니다. 여기에 강정호가 이번 포스팅을 통해 MLB에 진출한다면 그를 ‘평생 넥센맨’으로 묶어둘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강정호가 MLB에서 계약기간만큼 최소 3~4년 정도를 활약한다고 가정했을 때, 강정호는 30대 초반이 된다. 그 후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4년을 더 뛰어야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다.

만약 이번에 MLB에 가지 못한다면 2년 뒤 FA 신분이 되는데 강정호를 잡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넥센으로서도 강정호가 현 시점에서 MLB에 진출하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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