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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밉보인' 한화? 얕보였을 때 더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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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한화 이야기는 끊어지는 일이 없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매일 화제가 되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전통적으로 겨울에 강한 팀이기는 했다. 명장 김응용 감독 선임에 이은 FA 정근우 이용규 영입까지. 여기에 올 해는 ‘야신’ 김성근 감독이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FA 3인방(배영수 권혁 송은범) 등 굵직한 이슈는 이어졌다.

여기에 선수협화 비활동기간 훈련 문제로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다른 구단들과 보이지 않는 신경전까지 펼쳐졌다. 김성근 감독 부임 전 논의되던 트레이드가 무산되는 일도 있었다. 모 팀은 방출을 언급했던 선수의 거취를 차일 피일 미루다 결국 재계약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과 관련된 일이라는 해석이 정설로 통하고 있다.

김 감독은 아우라가 강한 감독이다. 훈련량도 많다. 김성근 스타일 야구에 대한 각 구단의 경계심은 벌써부터 강력한 견제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프로야구 역사상 만년 꼴찌팀이 이 처럼 주목받는 경우가 있었는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벌써부터 ‘공공의 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모든 팀들이 ‘한화에 질 수 없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는 이른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한화와 다른 야구로 한화를 이겨보고 싶다는 의지 또한 여러 곳에서 읽힌다.

만년 꼴찌 팀 입장에선 버거운 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걱정만 하고 있을 일은 아니다. 야구 못했을 때는 더 했다. 조금 의미는 달랐지만 ‘한화에 지면 안된다’는 의식은 모든 팀 들이 갖고 있었다. 꼴찌 팀에 패하면 1패 이상의 충격이 오기 때문이었다.

한화전에 투입된 선발 투수들을 보면 대충 밑그림이 나온다. 많은 팀들이 에이스를 중점적으로 한화전에 투입했음을 알 수 있다. 그들 승수의 대부분 또한 한화가 챙겨줬다.<표 참조>

지난해 다승 10걸 안에 든 11명의 투수 중 한화전 등판이 가장 많았던 투수는 4명이나 된다. 2위 선수가 3명이고 3위 2명이 뒤를 잇고 있다. 한화에 약했던 20승 투수 밴헤켄(8위)과 LG 우규민(6위) 정도만 많이 만나지 않았을 뿐, 각 팀 1선발급 투수들과 참 많이도 경기를 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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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투수가 나오면 어느 팀이건 좋은 공격을 하기 어렵다. 그만큼 한화는 많은 승리를 이들에게 내줬다. 11명에가 당한 패배가 모두 25패나 된다. 77패 중 30% 정도다. 이들이 승.패를 기록하지 않은 경기의 결과까지 더하면 절반 가까이 상승한다.

특히 밴덴헐크, 윤성환 유먼 등에게는 이 보다 더 좋은 팀이 없었다. 김광현도 이들 보다 1승 적은 3승을 수확하며 자신의 훈장을 늘렸다.

이들이 한화전에 특히 많이 나왔다는 건 등판 비율에서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8팀을 상대해야 하니, 평균으로 치면 1/8, 즉 12.5%가 평균이다. 그러나 이 평균에 밑도는 투수는 밴헤켄과 우규민 둘 뿐이었다.

대부분 선수들은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등판 비율을 보였다. 김광현 유먼 찰리 등은 최고 수준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화를 잡기 위해 특별히 더 많이 투입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14시즌은 우천 취소가 많은 한국 야구 특성에 강제 휴식일까지 더해지며 투수 로테이션 조정이 유독 많았던 시즌이다. 그만큼 에이스를 효율적으로 쓰려는 감독들의 지략이 더 복잡하게 돌아갔다. 그 와중에 한화가 어려움을 겪은 것은 물론이다.

한화가 나머지 구단들의 견제에 특별히 더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뭘 더 견제받기 어려울 만큼 어려운 투수들을 많이 상대해야 했던 것이 한화의 현실이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김광현 주례를 보고 오는 길에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뭐 이리 많이 나왔나’ 싶더라. 축하해 주고 오는 길에 화낼 뻔 했다”는 농담을 한 뒤 “얕보이지 않는 것이 꼭 필요할 듯 싶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속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SK 시절 4월부터 전력질주를 하며 앞서나간 뒤 승수 관리를 하는 스타일을 택했다. 많은 팀들이 한참 앞서 있는 SK를 잡으려 하기 보다 나머지 경기에 더 주력했다. 과연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한화에서도 같은 전략이 통할 수 있을까. 이제 시계는 100일 안쪽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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