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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초콜릿 메이저' 몸집불리기‥그 뒤엔 농민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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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가공·초콜릿 업체 메이저 위주 재편

1980년대 이후 카카오농민 수익 16→6% 급감

이데일리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싱가포르 농산물업체 올람(Olam)이 미국 아처다니엘즈미드랜드(ADM)의 카카오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가공산업은 3개 회사 체제로 재편됐다.

스위스의 배리칼리보(Barry Callebaut)와 미국의 곡물메이저 카길, 올람 이 세 업체가 전 세계 카카오 가공산업의 6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카카오 가공산업은 자본집약적 산업이란 특성 탓에 지난 수년간 소수 회사로 집중되는 과정을 거쳤다.

1990년대 초반 만해도 40여 개 가공회사가 난립했다. 1996년 벨기에 초콜렛기업 칼리보와 프랑스 카카오 배리의 합병 이후 ‘몸집불리기’가 본격화했다. 합종연횡을 거치면서 ADM, 배리칼리보, 카길 세 회사 체제가 굳어졌다. 2006년 기준으로 카카오 생산량의 41%를 차지했다. 이 세 회사의 약자를 따 ‘ABC’라고 불렀을 정도다. ADM은 카길과 함께 곡물 트레이딩 노하우를 활용함으로써 코코아 거래와 가공분야에 혁신을 불러왔다. 배리 칼리보도 가만있지 않았다. 2013년 페트라푸드를 인수하면서 업계 1위 지위를 굳히는 듯했다. 그렇지만 올람이 다시 ADM을 사들이면서 현재 카카오 가공시장의 최강자가 됐다.

사실 이런 덩치경쟁은 카카오산업의 소비자인 초콜릿생산회사와 궤를 같이 한다. 초콜릿 생산업체들도 인수합병을 거듭하면서, 지금은 네슬레나 마르스를 포함한 업계 ‘빅5’가 초콜릿과자 시장의 65%를 장악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의 가치와 상품개발능력, 마케팅 비용을 고려하면 이런 통합작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역설적이게 초콜릿업체의 덩치는 커지는 데 반해 카카오를 직접 생산하는 농부들에게 떨어지는 소득은 점점 더 줄고 있다.

에코뱅크에 따르면 초콜릿 바 하나를 팔면 70%는 회사의 몫이 되고, 17%는 소매상 나머지는 7% 중간상이 가져간다. 농부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6%에 불과하다. 1980년대에는 농부가 16%의 수익을 가져갔지만, 점점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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