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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TK·50대 지지율까지 추락…박 대통령 ‘국정 동력’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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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2주년 ‘최악의 지지율’

여성 지지율도 40% 무너져

콘크리트 지지층 균열 현상

“여론이 ‘비선’ 심각히 보는 듯”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 2주년을 맞은 19일 최악의 국정운영 점수를 받았다. 국정지지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40%대 붕괴가 고착화되면서 ‘레임덕(권력 누수)’이 가능성이 아닌 현실로 맞닥뜨리게 됐다. 박근혜 정부의 강력한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과 50대 이상 세대에서도 지지 이탈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콘크리트 지지율을 무너뜨린 요인이다.

■심리적 마지노선 40% 붕괴

국정지지율 40%는 국정운영이 탄력을 받기 위한 최소 지지율로 평가된다. 지난 2년간 박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은 추락을 몰랐던 견고한 지지율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콘크리트’로까지 불리던 지지율은 비선의 국정농단 논란으로 무너졌다.

경향신문

한국갤럽의 정례 주간조사에서 국정지지율이 30%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정 평가 역시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국정지지율이 새누리당 지지율(42%)에 뒤진 것도 최초다. 국정지지율 하락이 박 대통령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란 방증이다.

국정지지율 추락 속도도 눈여겨볼 만하다. 비선 논란이 시작된 11월 넷째주 긍정·부정 평가는 각각 44%와 45%였지만 긍정 평가는 이번달 들어 매주 42%, 41%, 37%로 떨어졌다. 부정 평가는 같은 기간 48%, 48%, 52%로 높아졌다.

리얼미터가 지난 8~12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유사한 추세가 나타났다. 국정지지율은 39.7%를 기록해 리얼미터 조사 사상 처음으로 30%대로 진입했다. 부정 평가 역시 52.1%에 달했다.

한국갤럽은 “청와대에서 그런 문건이 작성되고 비선 실세라 불리는 사람이나 대통령 동생이 검찰에 출두하는 등 일련의 사태 자체를 여론이 엄중히 보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영남과 50대 이상 등 핵심 지지층 이탈

한국갤럽 조사 결과 박 대통령 지지기반인 영남권의 이탈도 뚜렷하게 확인됐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부정 평가(53%)가 긍정 평가(38%)를 압도했다. 고향이자 보수의 기반인 대구·경북에서도 부정·긍정 평가가 46%로 동일하게 나왔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TK(33%→46%)와 PK(42%→53%)의 부정 평가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50대와 60대 이상 세대에서는 여전히 긍정 평가가 높지만,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각각 9%포인트씩 추락했다. 박 대통령에게 우호적이던 여성 지지율도 지난주(45%)보다 6%포인트 떨어진 39%를 기록했다. 핵심 지지 지역·세대·성별로부터의 총체적 이탈인 셈이다.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박 대통령을 진정으로 생각했던 지지자들도 ‘이건 아니다, 왜 이렇게 되어가나’에 대해 환멸을 느꼈다”고 말했다.

윤희웅 ‘민 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청와대가 비선 국정개입 의혹 등을 조기 차단하지 못하고, 파장이 커지면서 박 대통령 핵심 지지기반도 영향을 받았다”며 “50대 이상 고령층이 이번 사건을 일시적으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상당히 깊게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인식할지에 따라 국정지지율이 다소 회복될지,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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