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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서방, 러시아 경제 '최후의 일격' 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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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이 18일(현지시간) 잇따라 대 러시아 제재를 확대하면서 러시아 경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러시아 정부가 루블화 급락세를 막기 위한 급선무는 기준금리 인상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 개입을 중단하는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이날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루블화 급락을 저지하기 위해 최근 금리를 대폭 인상했지만 효과적 대처가 아니었다며 러시아 경제 장기전망을 개선하기 위해 두 가지 중대과제를 수행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첫째로 푸틴 대통령은 서구의 대 러시아 제재를 피하기 위해 우선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에서 철수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깊은 침체로 향해가는 러시아 경제문제의 근본 원인은 곧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얘기다.

둘째로 푸틴 대통령은 국가 경제모델에 변화를 꾀해야 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 총 수출액 가운데 3분의 2를 차지하는 원유·가스 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고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는 데 루블화 가치 하락이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주장했다. 제조업과 첨단기술 육성, 법치 강화, 부패척결 역시 새 경제모델에 필요한 조건들이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을 통해 비춘 러시아 경제 상황에 대한 견해는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그는 현재 러시아가 겪고 있는 경제적 혼란이 2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루블화를 비롯한 경제문제 원인은 외부에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유가 하락, 미국과 유럽의 대 러시아 제제 탓이라는 것이다. 그의 발언은 특별한 처방전을 내놓은 것이 아니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한 마리 곰에 비유하며 "그들(서방)은 언제나 곰을 사슬에 묶어두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만약 그들이 곰을 성공적으로 속박시킨다면 그들은 곰의 이빨과 발톱을 뽑으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약 3시간에 걸친 푸틴 대통령의 기자회견 후 달러 대비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약 3% 반락했다.

미국 백악관은 같은날 성명을 내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 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확대하는 '우크라이나 자유 지원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필수적 단계들을 밟아나간다면 제재를 취소할 수 있다는 점은 변함없다"면서도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이번 추가 제재를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도 이날 지난 3월 러시아에 합병된 크림반도에 EU 회원국 기업의 투자와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는 추가 제재안을 승인했다. 마야 코치얀치크 EU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은 불법적 행위이며 이번 추가 제재는 합병을 불인정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김지훈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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