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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석학 마크 셸 교수 "일본 제대로 알고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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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인터뷰하는 석학 마크 셸 교수 (서울=연합뉴스) 마크 셸 하버드대 교수가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경희사이버대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일본은 섬나라입니다. 섬나라의 특성을 잘 이해하면서 일본을 대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석학인 마크 셸 미국 하버드대 영문학과 교수가 독도 영유권 갈등 등 우리나라와 끊임없이 외교 마찰을 빚고 있는 일본에 슬기롭게 대응하려면 먼저 섬나라로서의 일본을 잘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셸 교수는 영문학자이지만 섬의 비교 문화 연구에 천착한 '섬 전문가'로 유명하다. 그 자신도 캐나다 세인트로렌스강의 작은 섬 출신이다.

셸 교수는 '천재들의 상'으로 불리는 '맥아더펠로우십'을 받은 석학으로, 최근 경희사이버대에서 특강을 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18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섬나라는 정치적 국경과 지리적 국경이 같아서 단일민족이라는 의식까지 있으면 민족성이 배타적으로 나타난다"며 "영국인과 일본인은 자국 밖에서도 자신이 섬나라 사람이라는 강한 인식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본인들은 스스로를 섬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정체성이 매우 강하다"며 "자국만 생각하는 고립적인 사상과 외부의 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움직임이 공존하며, 한국은 이런 특성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셸 교수는 정작 한국에서 일본학이 발달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일본과 끊임없이 마찰을 빚고 있지만 일본을 제대로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와 민족을 이해하려면 역사와 문화를 먼저 알아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일본학을 잘 가르치지 않는다"며 "한국의 대학에서 일본에 대해 더 많이 가르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이 지금은 일본과 독도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지만 미래 통일 시대에는 여러 섬을 두고 주변국과 훨씬 많은 분쟁을 겪을 수도 있는 만큼 더욱 넓은 시야를 가지고 영토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한국은 현재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고, 이는 한국에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가 5시간 넘게 얘기할 수 있을 만큼 독도와 유사한 갈등을 겪는 섬은 전 세계에 매우 많다. 독일이 한 것처럼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다가 일본에 끌려 다니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은 대륙 국가면서도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섬나라의 성격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독도 영유권 분쟁을 넘어서 바다를 이웃나라 일본과 함께 어떻게 관리해 나갈지 고민해야 합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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