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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비즈니스X파일]아들과 딸, 가풍따라 역할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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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이부진·이서현 경영참여-현대家 직함만 '대조'

SK 차녀 해군장교 임관.. 한화 장남 경영 의사결정

[이데일리 이진철 김형욱 기자] 지난달 8일 별세한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는 머리가 희끗한 국내 정·관·재계 인사들의 조문행렬 사이에 30~40대 젊은 재계의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와병 중인 부친인 이건희 삼성 회장을 대신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정의선 현대차(005380) 부회장은 부인과 함께 애도를 표한 뒤 빈소 옆 별도 공간에서 평소 친분이 있는 상주인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과 한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 장남의 역할.. 회장님 부재시 대소사 챙기기

전통적인 유교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는 한국사회에서 재계의 후계자들은 부친을 대신해 경조사 등 안팎의 대소사를 챙겨야 하는 중요한 임무도 맡고 있다. 경영수업을 차곡차곡 쌓으면서 향후 가업의 대를 이어받을 것을 대비한 인맥과 이미지 관리도 도외시할 수 없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대통령을 비롯해 해외 국빈들도 삼성을 대표해 만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안내역할을 맡았고, 중국과 베트남 정상을 비롯해 해외 유수의 경영인들과 만나 비즈니스를 논의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해외 출장시 수행원 없이 배낭 등 자신의 짐을 혼자 들고 다니며 격식을 따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재용 부회장은 황제경영 스타일로 유명한 아버지와 달리 겸손하고 온화한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며 “그의 절제된 성격이 지금 삼성에 필요한 부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명실상부한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은 직원들과 소통이 원활하고 소탈한 스타일로 알려졌다. 유창한 달변은 아니지만 국내외 모터쇼나 신차발표 때 직접 프리젠테이션으로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와 기아차를 두루 거치면서 ‘문화’를 접목해 제조업 특유의 딱딱한 군대식 남성 문화를 부드럽게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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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은 부친인 김승연 회장이 2010년 검찰수사 이후 경영일선에서 한걸음 물러나 있을 때 역할이 주목받았다. 김 실장은 부친을 대신해 태양광 등 한화그룹 전반의 사업구조 재편 등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 딸들의 역할.. 삼성은 ‘경영’-현대차는 ‘내조’

재계의 딸들은 가풍에 따라 회사에서 맡는 역할이 ‘하늘과 땅’이다.

삼성그룹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이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향후 삼성 후계구도에서 3남매의 계열분리까지 전망되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과 외모나 성격이 가장 닮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3월 신라호텔 회전문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80대 택시기사에 호의를 베푼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 칭찬 릴레이로 화제를 모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세 딸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는 각자 계열사에 직함을 갖고 있지만 경영활동은 거의 없다.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이노션의 최대주주로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광고활동에 나서고 있을 뿐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장녀 정지이 전무는 2004년 현대상선 재정부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리, 과장을 거쳐 현재 IT 관련 기업인 현대유엔아이의 전무로 근무하고 있다. 부친인 고 정몽헌 회장의 유고 이후 대대로 내려온 현대 가문의 보수적인 문화 속에서도 모친인 현 회장의 근거리에서 경영수업을 밟으며 그룹 지배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씨는 경영과 무관한 해군 장교로 입대해 화제를 모았다. 해군 사관후보생 117기로 입영해 11주간의 장교 양성교육을 마치고 최근 임관식을 했다. 그녀는 중국 베이징 유학시절에도 부모의 지원을 거의 받지 않고 아르바이트나 입시학원 강사 등으로 생활비를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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