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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IS에 차량 지원' 미 배관시공사에 협박 전화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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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텍사스 주 텍사스 시에서 32년간 '마크 1 배관공사'를 운영해 온 마크 오버홀처 씨는 최근 난데없이 밀려드는 협박 전화에 매우 놀랐다.

시리아에서 기승을 떨치는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트위터에 올린 한 장의 사진 때문이다.

IS가 올린 사진을 보면, IS 대원들은 '마크 1 배관공사'라는 회사 로고와 전화번호가 선명히 박힌 픽업트럭을 타고 적군에게 대공화기를 퍼부었다.

미국 방송이 이를 보도하면서 졸지에 IS에 차량을 지원한 것으로 오해를 받은 오버홀처에게 미 전역에서 분노와 협박 전화가 폭주했다.

18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버홀처는 이 차를 지난해 11월 휴스턴에 있는 중고 자동차 판매상에 팔았다.

보통 자동차를 넘기기 전에 회사 로고 등을 깨끗이 지우지만 중고 판매상에서 지워줄 것으로 생각하고 그대로 둔 것이 오해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판매를 역추적한 결과, 이 픽업트럭의 주인은 수차례 바뀐 끝에 체첸 반군의 손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가 전했다.

체첸 반군을 거쳐 이 차가 어떻게 IS 수중에 떨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최근 두 집단의 관계를 보면 얼핏 가늠할 수 있다.

IS는 올가을부터 체첸공화국을 비롯한 캅카스 지역을 해방하겠다며 러시아에 전쟁을 선포하고 체첸 이슬람 반군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오버홀처는 "어떻게 내가 이용하던 차가 중동의 시리아까지 흘러들어 갔는지 모른다"며 "지금까지 살면서 테러 집단을 도운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트위터에 나도는 차는 이제 내 소유가 아니라는 점만을 꼭 알아달라"며 IS 지원과는 무관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쇄도하는 살해 위협에 시달린다던 오버홀처는 "이번 일을 통해 앞으로 차를 팔기 전 무조건 회사 로고를 지워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씁쓸해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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