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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한화와 권혁 만남,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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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이상학 기자] 서로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만남이다. 투수가 절실한 한화와 기회가 고팠던 권혁이 손을 맞잡았다.

한화는 지난 28일 FA 좌완 투수 권혁(31)과 4년 총액 32억원에 전격 계약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외부 FA 영입. 아직 FA 시장에서 완전 철수하지 않은 한화이지만, 권혁의 계약을 두고서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FA 광풍 시대에 비교적 '적정가' 계약이 이뤄졌고, 선수에게도 기회의 문이 열렸기 때문이다.

먼저 한화 팀의 관점에서 보자. 한화는 일찌감치 FA 시장으로 뛰어들 계획이었지만 알려진 것만큼 자금이 아주 넉넉한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정근우·이용규 영입과 함께 내부 FA까지 총액 200억원 가까이 썼다. 정해진 예산에서 합리적인 기준으로 FA 영입을 추진했다. 지나친 고액선수는 쳐다보지 않았다.

롯데로부터 88억원을 제시받은 장원준과는 따로 만남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조건 적정가 몸값을 가진 선수를 찾았고, 그것이 바로 권혁이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억' 소리 나는 고액 몸값을 요구하는 시대에 권혁은 스스로 요구액을 낮추며 한화와 계약에 성공했다. '32억원'이란 액수는 그렇게 나왔다.

전력 면에서도 권혁은 한화에 꼭 필요한 선수다. 한화는 마운드 문제가 가장 큰 팀이다. 야수 FA 영입도 고려했지만, 우선순위는 투수였다. 선발이 필요하지만, 불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윤근영이 kt의 특별지명을 받고 팀을 떠난 상황에서 내년이면 우리나이 마흔이 되는 박정진을 제외하면 마땅한 좌완이 없었다. 그 자리에 권혁이 들어 와 불펜 문제를 해소했다.

권혁의 관점에서 볼 때에도 한화행은 여러모로 이득이다. 권혁은 삼성에서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올해 삼성 불펜의 좌완 에이스는 차우찬이었고, 또 다른 좌완으로 백정현과 박근홍도 있었다. 한 때 리그 최정상급 좌완 불펜투수였던 권혁은 필승조가 아닌 추격조로 밀렸다. 그는 "이대로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싶지 않다. 아직 6~7년은 더할 수 있다. 되든 안 되든 한 번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새로운 도전을 찾아 나섰다.

한화는 권혁을 어느 팀보다도 필요로 했고, 그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었다. 한 관계자는 "권혁이 '삼성에서 잘 던졌다면 왜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한화에는 그 정도 투수가 없으니 권혁과 계약을 한 것"이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지금의 삼성보다 새로운 한화에서 권혁은 팀 내 비중이 절대적으로 커졌고, 인생의 전환으로 동기부여도 뚜렷해졌다.

마운드가 고팠던 권혁은 이제 질리도록 등판할 수 있는 한화에 왔다. 김성근 감독은 "올해 권혁의 볼이 많이 좋아졌다. 요긴하게 쓸 것이다"며 반색했다. 김 감독은 과거부터 좌완 불펜 활용에 아주 능했다. 투수가 필요했던 한화와 기회를 바랐던 권혁, 둘의 만남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윈윈'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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