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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손톱 밑 가시 제거한다더니…'네일고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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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시험 합격률, 일반미용 40~50% 비해 낮은 37.4% "어려웠다"

네일직무 무관한 문제 다수…"가시 뽑으려다 되레 가시 박아" 비난

뉴스1

네일 미용. © News1


(서울=뉴스1) 한종수 기자 = 첫 네일미용사 국가자격 필기시험 합격률이 37.4%로 나타났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올해 처음 신설해 지난 16일 치러진 제1회 네일미용사 필기시험에 3만3675명이 응시해 커트라인 60점을 넘긴 1만2596명(37.4%)이 합격했다고 28일 밝혔다.

기존 일반·피부 미용사 자격시험 합격률이 40~50%인 점을 감안하면 네일미용 필기 합격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앞서 네일 직무와 관계없는 고난도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는 수험생들의 불만이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수험생들은 네일아트 실무와 무관한 문제들이 다수 출제돼 보건전문가 시험인지 네일미용사 시험인지 알 수 없다는 불만부터 네일아트라는 업무의 구체적인 범위를 잘못 잡은 최악의 시험이라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필기시험을 치른 수험생 A씨는 "이번 시험이 간호사 시험인지 네일아트 관련 시험인지 헷갈린다"면서 "왜 네일아트와 전혀 관련이 없는 연어감염병에 대해 묻는지, 왜 영아 사망률 계산공식과 절지동물 감염체를 알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수험생 B씨는 "지금 당장 공중보건에 관한 법률 자문까지도 할 수 있을 정도의 공중위생 전문가, 피부전문가에 준하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됐다"며 "60문항 중 네일아트 관련 문제는 10개 남짓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자료를 통해 네일미용사 필기 합격률이 올해 신설한 다른 4개 자격시험 합격률(29~32%)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단이 밝힌 4개 자격은 온실가스 기사, 그린전동차기사 등 '기사' 시험이어서 비교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네일협회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동급의 자격시험과 비교를 해야지 기능사 시험보다 훨씬 어렵고 합격률이 떨어지는 기사 시험과 비교했다는 자체가 잘못"이라며 "기존 일반미용사 시험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합격률"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험은 네일미용업을 하려는 사람에게 이와 관련이 없는 머리손질 등의 기술 습득(일반 미용 자격)을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따라 박근혜정부 출범 당시 '손톱 밑 가시뽑기' 규제완화 정책으로 뽑혀 올해 처음 시행됐다.

그러나 이번 필기시험에 네일미용 분야와 무관한 문제들이 다수 출제되면서 수험생들의 항의가 빗발친데 이어 시중에 나온 특정 참고서와 똑같은 문항이 대거 출제가 돼 출제자 자격 시비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네일협회 관계자는 "이번 필기시험 60문항 가운데 무려 7개가 시중의 특정 참고서와 똑같았다"며 "이 참고서로 공부한 수험생들은 시험을 잘 치렀을텐데도 전체 합격률이 30%대에 그친 것은 그만큼 출제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한다고 하더니만 되레 가시 하나를 더 만들어 놓은 것 같다"며 "네일직무 전문성을 배제한 시험문제 출제와 직무와 관련 없는 어려운 문제들로 시험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고 자격고사 취지가 결여된 시험"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산업인력공단은 "특정 출판사의 수험서에서 동일하게 출제됐다는 문항 7개는 다른 출판사 수험서에도 수록돼 있는 문제로 확인됐다"며 "앞으로 관련 시험문제를 인터넷 등재, 시중 교재 출판 등 무단 활용하는 경우에는 제재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jep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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