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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국 反기업정서는 국내고객 소홀히 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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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마케팅 석학’케빈 켈러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 인터뷰

국민은 자국 글로벌기업에 자긍심

마케팅 소외땐 박탈감이 반감으로

진정성 담은 착한 마케팅이 答

장사수단 오해받는 순간 거센 역풍

안방 명성은 또다른 이윤 창출구

오너·CEO 가치창출 길잡이돼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고객에 특별히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만 쫓다가 자칫 안방에서 외면을 받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지난 25일 한국을 방한한 케빈 켈러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는 헤럴드 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브랜드 전략에 대해 조언했다. 켈러 교수는 세계 3대 마케팅 석학으로 꼽히는 브랜드 마케팅 분야의 대가다.

먼저 그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정작 국내에서는 반기업 정서 등에 시달리는 현상에 대한 대책을 제시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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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글로벌 시장의 브랜드 포지셔닝은 하나의 가치체계 아래 조화를 이뤄야 하지만 자국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감성적인 접근 등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 포스터스 맥주를 예로 들며 “국내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한 글로벌 기업들은 국민들에게 일종의 자부심과도 같은 존재인데, 그런 기업들이 가격이나 품질 등에서 국내 시장을 소홀히 여기고 해외에만 집중한다는 인상을 심어준다면 이는 박탈감으로 이어지고 결국 반감으로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켈러 교수는 최근 강조하고 있는 코즈(Cause) 마케팅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착한 마케팅이라고도 불리는 코즈 마케팅은 기업의 경영 활동과 사회적 이슈를 연계해 이 문제 해결에 기업들이 적극 나서면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기법이다. 그러면서도 착한 소비, 착한 캠페인이 자칫 과시적 행위로 오해받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경계했다.

일례로 올 여름 루게릭병 환자들을 돕기 위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 캠패인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인과 연예인들이 자기 홍보나 과시용으로 악용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켈러 교수는 “코즈 마케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은 ‘진정성’”이라며 “장사 수단으로 오해 받는 순간 역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참여가 단순한 기부와는 다른, 소비자가 직접 기업을 통한 사회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널리 인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켈러 교수는 이 과정에서 기업의 오너는 물론, 최고경영자(CEO)들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기업을 창립한 오너는 물론, 전문 경영인인 CEO들은 누구보다도 기업의 핵심가치를 이해하고 있는 만큼 길잡이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눈 앞의 이윤이 아닌 궁극적인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도 CEO들이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기업의 목표가 일반적으로 이윤의 창출이라고 여겨지지만 소비자는 물론, 기업 구성원들에게 감정과 감동이라는 독특한 혜택을 줄 수 있는 마케팅이 우선된다면 이것이 곧 또다른 형태의 이윤으로 돌아오는데, 이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CEO라는 설명이다.

켈러 교수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 단계에 있는 또다른 기업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시장에서 강력한 가치와 업적을 이룬 기업들은 해외 진출단계에서도 그 명성을 끌어쓸 수 있다”며 “기업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분야 중 가장 강력한 하나를 부각시켜 그 기업 전체를 알릴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라”고 제안했다.

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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