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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남북, 러시아 외교전…北 최룡해 이어 南 황준국 방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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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이 러시아를 놓고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북한의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지난 17~24일 러시아를 방문한데 이어 이번에는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다음달 1일 러시아를 방문한다.

외교부는 황 본부장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러시아는 북핵불용,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불인정이라는 원칙적 입장은 우리와 같이 하고 있다”며 “이번 러시아 방문은 북한의 최근 대외행보 등 한반도 정세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북핵문제 관련 향후 대응방향에 대해 협의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황 본부장은 러시아 방문기간 러시아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르 마르굴로프 아태담당 차관 등 한반도 관련 인사들과 만나 북핵문제를 비롯한 북한문제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무엇보다 최룡해의 러시아 방문 직후라는 점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밝힌 북핵문제에 대한 입장 청취가 주목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최룡해의 방문 이후 북한에 경도된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어떻게 돌려놓을지도 관심사다. 북한은 최룡해가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면담하고 북·러 정상회담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중국에 치중됐던 외교에서 나름 지평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최룡해와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전제조건 없는 6자회담 복귀에 동의했다”면서 “영변 핵시설 재가동 준비를 한다는 관측은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하는 등 북한을 두둔했다.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한국과 미국의 입장과 온도차가 나는 대목이다.

러시아의 6자회담 차석대표인 그리고리 로그비노프 북핵담당특임대사는 최룡해가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던 22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방향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이 취하는 군사적 조치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비대칭적 대응이라며 노골적으로 북한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일각에선 김 제1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에서 과거 소련과의 동맹관계 복원의지를 밝혔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과 러시아가 반미동맹을 체결할 경우 북핵문제는 물론 동북아 안보에도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교소식통은 “동북아 정세가 복잡하게 굴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며 “러시아 변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북핵문제 등 한반도정세의 방향타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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