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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한 지붕 두 가족' LG와 두산, 장원준 품기 위한 '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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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3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4프로야구 롯데와 한화의 경기에서 롯데 선발 장원준(오른쪽)이 7회초 교체되기 전 포수 강민호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4. 3. 31. 사직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한 지붕 두 가족’ LG와 두산이 ‘좌완 에이스’를 품기 위한 ‘쩐의 전쟁’에 나섰다.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는 롯데 장원준이 원소속 구단과 우선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오면서 FA시장에 일대 광풍이 불고 있다. 롯데가 이례적으로 장원준에게 제시한 금액까지 공개하면서 장원준의 몸값은 90억원대를 넘어 100억원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 LG, “탐나지만 부담스런 가격”. 상황지켜보고 움직일듯

장원준에게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구단은 좌완 선발투수에 대한 갈증을 품고 있는 LG다. LG는 마땅한 좌완 선발 투수 자원이 없는 상태다. 게다가 올 시즌 선발의 축을 이뤘던 류제국과 우규민이 시즌 종료 후 나란히 수술대에 올랐다. 경과가 좋기는 하지만 자칫하면 내년 시즌 초반부터 선발진이 흔들릴 수 있다. 그런 LG 마운드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도 있는 카드가 바로 장원준이다. 장원준은 아직 29세로 이제 투수로 전성기에 접어드는 나이다. 최근 5시즌 연속 두 자리 승리를 따냈을 정도로 기복이 없다. 10승에 150이닝 이상을 너끈하게 책임져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LG 구단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LG는 어느덧 유망주보다 베테랑이 더 많은 구단이 됐다. 팀 리빌딩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그 전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숙원을 풀어야 한다. 그 적기가 바로 올 시즌부터 2~3년이다. FA시장의 큰 손이 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귀띔했다. 장원준 영입을 위해 80억원을 준비하고 롯데와의 우선협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구체적인 소문까지 나돌았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롯데가 장원준에게 역대 FA 사상 최고액인 88억원을 제시했다고 공개해버린 것이다. 일단 장원준을 잡으려면 88억원 이상의 돈보따리를 풀어야한다. 보상선수와 보상금까지 고려하면 장원준을 데려오기 위해 써야 하는 금액은 100억원 수준이라는 얘기다. LG 백순길 단장은 27일 “장원준의 몸값이 공개되지 않았다면 우선협상이 종료되는 시점에 장원준과 접촉해 의사타진을 했을텐데 이제는 탐난다고 얘기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며 난감해했다. 그는 “90억원 이상을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팀 전체를 생각하자면 너무 큰 금액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만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는 없다. 일단 지켜봐야겠다”고 과열된 분위기가 가라앉기를 기대했다. 롯데 사령탑 시절 장원준을 선발 요원으로 키워냈던 LG 양상문 감독조차 “워낙 큰 금액이 공개되는 바람에 전화할 엄두도 못냈다”고 털어놨다. 양 감독은 “돈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장원준이 팀을 떠날 수 있는 명분을 살려줘야 하는데 그게 어렵게 됐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전화를 할까도 했는데 괜히 부담만 줄까봐 참고 있다”고 덧붙였다.

◇ 두산, “90억원 이상 예상은 했다”. 태풍의 눈 급부상

LG가 유보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사이 두산이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팀내 유망주가 많은 두산은 보호선수를 내주지 않기 위해 외부 FA 영입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유일하게 예외를 둔 선수가 바로 장원준이다. 두산은 강력한 타선과 풍부한 야수진에 비해 투수력이 부족해 매번 정상 도전에 실패했고 올 시즌에는 가을잔치의 방관자가 됐다. 확실한 좌완 선발요원인 유희관이 있지만 장원준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장원준이 가세하고 올 시즌 극도로 부진했던 노경은이 재기해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준다면 외국인 투수 2명과 함께 탄탄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려갈 수 있다.

두산은 장원준 영입 가능성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워낙 큰 액수라 초보 감독이 꼭 잡아달라고 구단에 요청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그렇지만 장원준 정도의 선수를 잡아준다면 고마운 일”이라며 은근히 욕심을 드러냈다. 두산의 한 고위 관계자도 “어디 우리 순서까지 돌아오겠느냐”면서도 “몸값이 얼마나 오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장원준의 몸값이 그 정도로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고도 덧붙였다. 롯데가 제시한 이상의 금액을 준비해두고 경쟁이 어떻게 붙는지에 따라 움직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읽힌다.

이미 두산이 장원준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정황도 포착된다. 한 야구 관계자는 “두산 김승영 사장과 김태룡 단장이 함께 부산으로 내려갔다고 들었다. 이 시기에 야구단 사장과 단장이 나란히 부산에 가있을 이유가 뭐가 있겠나”라며 장원준을 잡기 위한 두산의 열성을 귀띔했다.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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